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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 죽은 사람을 나누어 가졌다

죽은 사람을 나누어 가졌다

 

금시아

 

한 사람을 묻고 우리는

여러 명의 동명을 나누어 가진다

 

누구나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데, 그러나

 

그러나 어떤 이는 벚꽃들이 동행하고, 누구는 첫눈 가마를 타고 가고

흰나비 떼 날거나, 무지개다리를 놓거나, 동백꽃들 뚝뚝 자절하거나, 은행잎들 노란 융단을 펼치거나

 

장대비 속에서 한 사람을 묻는다

 

장례를 마친 사람들,

장대비에게 악수를 건네고 죽은 사람의

입주를 부탁한다

 

죽은 사람은 저를 가져간 사람 속에서

모르는 사람인 듯 숨도 없고

무서움도 없이 거처하다 조용히 사라질 것이다

슬어놓은 망각 속에서 흙이 될 것이다

 

장대비에 한 사람, 눅눅해진다

 

문득, 마음을 뒤집어보면 계절 지난 호주머니에 잘 접혀있는 지폐처럼

뜻밖에 펼쳐지는 사람,

 

꽃 한 송이 놓인 무덤들

빵 굽는 냄새처럼 산 사람들 속에 여럿 있다

 

프로필

금시아 : 시와표현 등단, 춘천문학상외 다수 수상, 2019산문집(뜻밖의 만남, Ana]

시 감상

때론 잊힌 사람이 갑자기 생각날 때가 있다. 이미 떠난 사람이지만 아직 남아 있는 사람.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이별을 겪게 된다. 생각이나 기억, 추억, 그리움은 이별이 없다. 간직하고 산다는 것은 좀 더 많은 미련이 남은 것이 아니라 좀 더 많은 그리움과 동행하며 산다는 것이다. 기억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글/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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