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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지금, 왜 ‘조강’에 주목해야 하는가?

최시한, 강미 作 『한강하구의 역사문화 이야기 조강의 노래』 출간

역사의 ‘결정적 장면’, ‘이야기로 생생히 되살려낸’ 김포 조강 이야기

 

급변하는 정세에도 평화의 날, 만남의 그날이 오길 기다리며 묵묵히 흐르는 강이 있다.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조강’이 그것. 남과 북의 접경지대에 속하는 조강은, 분단 이후 잃어버린 ‘한강하구’의 다른 이름이다. “고구려, 신라, 백제 삼국이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던” 곳, “고려의 수도 개경(개성)과 조선의 수도 한양”으로 향하는 물길이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에도, 한국전쟁 이후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바로 이곳, 우리 관심 밖에 있던 조강 권역에 주목한 책, 『조강의 노래』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이 강에 얽힌 우리 민족의 잊힌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여 한강하구를 재발견하게 한다. 16세기 후반 조선 중엽부터 현대까지, 사료에 근거한 사실적 정보를 그대로 기술하기보다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그 상황을 인물과 사건으로 형상화하여 실감 나는 ‘이야기’ 형태로 재창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독자들이 흠뻑 빠져들어 과거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삶과 애환, 내면의 진실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게 한다.

 

“수도 한양이 조선의 심장이요 몸이라면, ‘조강’은 그곳으로 향하는 목구멍과도 같은 곳이었다”

 

조강은 어떤 곳일까. 조강이란 ‘할아버지 강’이라는 말로, “보다 작은 강들의 조상인 ‘어른강’ 혹은 여러 강들이 이룩한 ‘큰 강’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강이 임진강, 예성강과 합하여 흐르다 서해 바다로 들어가는 어름”을 이르며, 그 범위는 한강의 끝을 어디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좁게는 임진강과 한강이 합하는 파주 서쪽부터 염하가 시작되는 곳까지, 넓게는 거기서 더 나아가 예성강과 합하는 강화군 교동도 부근까지”를 가리킨다. 저자들은 조강에서 갈라져 나온 염하 역시 조강 수로의 일부이므로 이 권역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관점을 취한다. 수운에 의지했던 예부터 서울의 해문으로, 우리 민족의 문화와 산업, 교통의 중심지였던 조강유역, 그런 까닭에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외국 세력과 서양의 문화가 집중적으로 몰려들었다. 이 책에서는 개항을 강요하는 열강의 침탈에 맞서 싸운 선조들이 이곳에서 흘린 피와 눈물을 섬세하게 묘사해낸다. 근대화 과정에서 수운이 쇠퇴한 탓도 있지만, 저자들은 “지도에 엄연히 존재하는 이 강”을 “한국인의 기억에서 지운 것은 한국전쟁”이라고 말한다. 1953년 정전협정이 맺어질 당시에는 이곳을 중립 수역으로 설정하여 민간 선박이 다닐 수 있도록 하였으나, 군사 충돌이 이어지면서 그 연안은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이 된 것이다. 이후 조강은 휴전선 역할을 대신하는 비운의 강이 되고 말았다.

 

한반도 평화, 한민족 만남의 그날 위한 초석이 될 작품

 

저자들은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정전협정 때 ‘공동이용 수역’으로 설정된 한강하구의 선박 항행을 위해 공동 수로 조사와 해도 작성을 마치고 올 초에 이를 교환하기까지 했으나, 북미관계 악화로 더 이상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는 현 상황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이러한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민관에서는 합심하여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DMZ 평화인간띠잇기’ 등의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처럼 이 책 역시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노력의 산물로, 스토리텔링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저자들은 ‘이야기’를 통해 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다 입체적으로, 알기 쉽게 제시함으로써 그날을 앞당기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역사적 감수성에 문화적 상상력을 더하다

 

이 책의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은 ‘스토리텔링 방식’에 있다. 스토리텔링은 문화산업 전반을 비롯해 게임, 마케팅, 교육에 이르기까지 널리 쓰이고 있다. 저자 중 한 명인 최시한 교수는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간사지 이야기』 등을 쓴 소설가로, 오랫동안 대학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쳐왔으며 문학교육 권위자로 『스토리텔링, 어떻게 할 것인가』 『소설 어떻게 읽을 것인가』 등 다수의 연구서를 집필한 바 있다. 강미 역시 『안녕, 바람』 『밤바다 건너기』 등을 쓴 소설가이자 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다. 두 사람은 현장 경험을 통해 적절한 역사문화 콘텐츠가 부족한 교육 현실을 체감하며 치열하게 대안을 모색했다. 이 책은 그 결과물로서, 1년여간 이어진 현장답사와 치밀한 자료 조사를 기반으로 완성됐다.

이들은 토정 이지함, 양헌수, 어재연, 신헌 같은 역사 인물들의 업적과 영웅적 면모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사료를 재해석하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한편, 저자들은 서두에서 “조강 권역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려 한국의 자주적 발전과 남북통일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라고 집필의 목표를 밝히고 있다.

김주현 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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