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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 때로는 강도 아프다

때로는 강도 아프다

 

김구식

 

조금만 아파도 강을 찾았었다

늘 거기 있어 편안한 강에

팔매질하며 던져버린 게 많았지만

그 바닥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저 강이니까 걸러내고

그저 물이니까 제 길 가는 줄 알았다

 

해질 녘 붉은 상처도

강은 깊이 끌어안고 있었고

나는 긴 그림자만 떠안겨 주었다

피울음을 토하기 시작했을 때도

강은 같이 흘러주지 않는 것들을

꼬옥 감싸고 있었다

 

등 떠밀려 굽은 갈대의 손짓

바다 어귀까지 따라온 붕어의 도약

아파도 같이 흐르면

삶은 뒤섞여서도 아름다우리라고

불현듯 내 가슴에도

푸른 강 한 줄기가 흐르는 것이었다

 

[프로필]

김구식 : 경남 김해, 현대 시문학 추천 등단, [가을이 있는 풍경]등 공저 다수

[시 감상]

아주 가끔 강을 찾아간다. 아니 강이 그곳에 있어 강이 나를 부른다. 강과 나는 서로를 부르며 산다. 산다는 것은 독특한 외로움을 이겨내는 일, 내가 갖고 있는 외로움과 당신이 갖고 있는 외로움의 크기는 언제나 동일하다. 크기에 관계없이 서로 말없이 꼬옥 감싸주고 있는 일. 그러다 강은 제 갈 길로 흐르고 나는 다시 내 갈 길로 흘러간다. 어떤 질책도, 갈망도, 미련도, 후회도 남겨두는 법이 없다. 다만, 그렇게 흘러갈 뿐. 나는 나이며 강은 삶 일뿐. 그저 서로 감싸주고 보듬어 안는 일. 좀 더 착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모두.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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