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별을 입히다

 

박소미

 

그녀와 나란히 네일아트에 간다

맞잡은 그녀의 손, 너덜겅 훔치던 손등이 자울자울하다

나는 손톱에 즐거운 파란을

창창한 분홍을 상상한다

 

가장 아름다웠던 그녀의 봄날로 가고 싶다

검버섯의 하늘을 지나 휘굽은 손가락 너머

주름이 직활강한 능선을 돌아가면

바람의 흔적이거나 별똥별의 자취

별이 틔우던 푸릇한 심장이 운명선과 감정선에 잇닿아

왈칵 청춘이 쏟아질 것 같은

점성술사가 읽어주는 그날들로

 

손등은 또 다른 얼굴이지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쭈뼛대던 손길이 까칠했었나

너는 가늘고 흰 손을 가졌단다 분노에 대해 게으른 눈을 가져라

그때 왜 나는 그녀의 손등을 뺨에 대지 못했을까

 

어떤 슬픔도 오래 내어놓다 보면 의지를 두툼하게 껴입는다

나는 분홍 하늘이 물들이는 그녀의 목덜미를 본다

창망한 바람 같은 새 한 마리 가로등에 콕 찍힌다

그녀와 나의 손톱에 같은 별이 떴다

 

 

[프로필]

박소미 : 목포문학상 대상, 김포문학상, 장애인 문학상 수상, 달시 동인

[시 감상]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타인을 사랑하는 것보다 위대하다. 방법은 많이 있다. 네일아트로 꾸미는 것도, 손바닥에 별을 놓아두는 것도, 손과 내밀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모두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따금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는 것이다. 무엇을 받고 싶은지 보다 무엇을 줄 것인지를 고민하는 가을이 되자. 자신이 자신에게 줄 것들은 차고 넘친다. 하늘, 가을, 낙엽, 그리고 진정어린 위로.  
[글/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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