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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 나무 참외

나무 참외

 

배세복

 

모과는 가을이 되어서야

자신의 이름이

목과 木瓜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그때부터 모과는

덩굴줄기로 뻗어 나가는 노란 참외처럼

나뭇가지에서 내려와

 

바닥 여기저기 흩어진다

떨어져 나간 이름을 찾으려는지

주위를 내내 서성이면서

 

햇빛도 노랗게 두리번거린다

 

[프로필]

배세복 : 충남 홍성,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2019 시집[몬드리안의 담요]. 볼륨 동인

[시 감상]

어쩌면 가을은 자신의 이름을 찾는 계절인지도 모른다. 두런두런 살아오다 누구의 누구로 살아오다, 누구에게 누구로 살아오다 어느 날 누군가 내 이름 세 글자를 부르면 잠시 멈칫하게 된다. 누구지? 난가? 태초에 이름 석 자 쥐고 나왔는데 어느새 나는 없고 누구의 누구로 사는, 익숙한 나를 보게 된다. 떨어져 나간 내 이름 세 글자. 이 가을의 비처에 은닉해 놓은 이름을 찾아보자. 어색하지만 ‘나’를 내 이름을 입 밖으로 불러보자. 나뭇가지에서 내려올 때다. 가을은.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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