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서로 싸울 때인가?

▲ [ 趙漢承/전통진종고교장.김포문화원장 ]
지난 3월22일자 조선일보 기사가 우리 마음을 울적하게 합니다. 400만명의 신용불량자, 500만명의 비정규직 노동자, 250만 가구의 무직자 가정, 실업자 두 사람중 한 사람이 청년인 나라….
어떻게 세운 나라입니까, 중국 사람들(수나라, 당나라, 명나라, 원나라…)의 끈질긴 침략과 착취, 일본 사람들의 악랄한 약탈과 착취로부터 다시 찾은 이 나라를, 피도 눈물도 없는 같은 민족이라는 북한 공산주의자들에게 무참하게 짓밟혀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되었던 나라를 오늘 이 나라로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선열들의 피와 땀과 눈물을 쏟아 부었습니까. 대한독립만세를 소리소리 높여 부르다가 돌아가시고 다치신 200만명의 3·1영령들, 꿈에도 그리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던 8·15의 함성들, 아아 잊으랴 어찌우리 그날의 6·25도 제대로 모르는 소위 386 젊은이들이 높은 곳에 올라앉아 이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 = 옛것을 연구하여 거기서 새로운 지식과 지혜를 찾아내는 일)이란 옛 말씀이 있습니다. 지혜는 경험에 의해서만 얻어지는 것입니다. 모르면 무식합니다. 무식하면 만용(蠻勇 = 매사를 분별함이 없이 함부로 날뛰는 용맹)으로 변합니다. 만용은 곧 후회합니다.
어느 목사님이 가난한 할머니댁을 방문하였답니다. 할머니께서 차를 끓이려 나가신 후 혼자 앉아 있던 목사님은 우연히 창문을 쳐다보았답니다. 그런데 뚫어진 창문을 바른 종이는 큰 액수가 적혀 있는 수표였답니다. 문맹이신 할머니는 수표를 몰라 본 것입니다. 할머니는 병원에서 어느 부자 할아버지를 간호하였는데 그 분이 돌아가시면서 할머니의 간호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큰 액수의 수표를 드렸다는 것입니다. 할머니는 무식했습니다. 수표사용에 대한 경험과 지혜가 없었습니다.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 불리던 싱가포르, 대만, 홍콩은 모두 이만달러로 승천하였는데 우리나라는 한 마리의 지렁이로 떨어졌습니다. 탄핵이 옳으니 그르니 싸울 때가 아닙니다. 남들은 모두 성장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는데 우리는 분배에만 욕심을 내고 숟가락만 들고 싸우니 장차 이 나라의 앞날이 캄캄할 뿐입니다. 정신 차려야 합니다. 냉정해야 합니다. 법대로 해야 합니다. 헌법재판관들에게 위협을 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조용히 기다려야 합니다. 지금은 서로 싸울 때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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