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가 '제4회 김포문학신인상'을 관내에 지난 7월 1일부터 31일까지 관내에 공모했다. 해당 공모는 관내 역량 있는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지역문학 저변 확대 및 신인등용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해 실시됐다.

장년부 수필 부문에 윤정화 씨의 <경로를 재 탐색 중인, 길을 잃은 누군가에게>가, 시 부문에 남궁금순씨의 <푸른 시높시스>가, 청년부 수필 부문에 허가영 씨의 <청춘>이 당선됐다.

 

<심사평> 이혜미 시인

들끓던 무더위가 잠잠해지고 바람에 서늘함이 섞여드는 가을 초입에, 열정과 깊이를 다해 응모해 주신 작품들을 읽는 일은 무척 특별했습니다. 무엇이든 품고 키워내는 땅의 기운과 다가오고 받아들이는 물의 기운이 함께 어우러진 김포라는 도시에서, 언어의 논밭을 일구고 마음의 항구를 마련하는 시민들의 문학적 성취가 더욱 각별하게 다가왔습니다. 투고해 주신 작품마다 각기 다른 삶에 대한 성찰과 인생에 대한 고심이 엿보였습니다. 작품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생활이 담긴 것들이었기에 더욱 우열을 고르고 가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표현력과 언어적인 세련미를 갖춘 작품을 당선작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시 부문 당선자인 남궁금순님의 <푸른 시놉시스>는 높은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품이었습니다. 한 여자의 삶과 밭을 일구는 모습, 그리고 글을 쓰는 행위를 절묘하게 엮어내며 기-승-전-결의 서사를 완성시킨 표현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생의 슬픔과 실패로 갈아낸 밭에서 곡식이 자라 귀한 열매를 맺는다는 시적 상상력과 이미지 구축이 뛰어난 작품이었습니다. 시에 담긴 의미처럼 시로 마음을 일궈내는 좋은 시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최종심에 올랐던 최장근님의 <빈 들> 역시 안정적인 표현들을 사용한 언어 구사력을 보여주었으나, 다소 산만한 내용 전개와 정리가 필요해 보이는 문장들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수필 부문 당선자인 윤정화님의 <경로를 재탐색중인, 길을 잃은 누군가에게>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공감을 얻을 만한 에피소드를 경쾌하고도 세밀한 표현들을 통해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운전에 서툰 초보 운전자와 인생의 어려운 선택을 네비게이션이라는 소재를 통해 연결시키신 것이 감명 깊었습니다. 함께 응모해 주신 <30년 전의 엄마일기> 역시 일상에서 마주친 사소한 사건을 통해 삶의 깊이 있는 깨달음을 건져 올린 수작이었습니다. 최종심에서 논의되었던 이진숙님의 <꿈을 향해>는 노년에 접어든 자신의 인생을 긍정하며 새로운 길에 도전하는 진취적인 내용이 감동을 주었습니다. 다만, 조금 더 수사, 비유 등의 문학적인 장치를 고민해 보셨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청년 부문 당선자인 허가영님의 <청춘>은 자신의 상처와 실패 속에서 삶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사유를 진행시킨 글의 흐름이 돋보였습니다. 20살이라는 나이에 대한 긍정적인 되새김, 선생님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앞으로의 나아갈 길을 생각하는 자연스러운 상황 전개와 진취적인 사고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청춘>이라는 글의 모티프가 김포문학 신인상의 청년 부문이라는 상의 취지와도 잘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보내주신 작품들이 모두 나름의 문학적 성취가 돋보였고, 진솔함과 솔직함에 읽으며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앞서 세련미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 ‘세련(洗練)’이란 '세세히 연마하다‘는 뜻입니다. 하나의 칼을 만들기 위해 대장장이가 수없이 많이 쇠를 내리치고 달구고 연마하는 것처럼, 날카롭게 반짝이는 문학이라는 검을 얻기 위해서 더욱 많은 습작과 독서를 통한 언어적 수련을 이루셔서 김포를 문화의 도시로 빛낼 문인으로 성장하시기를 바랍니다. 당선하신 분들에게 다정하고 무구한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 이혜미 시인 약력 

<약 력>

2006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 학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석사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 수료.

현재 협성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실기강사.

시집으로 《보라의 바깥》(창비, 2011), 《뜻밖의 바닐라》(문지, 2016)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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