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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날 행사, 노인들의 사기와 직결.. 아쉬움 커”<노인의 날 특집 - 이석영 대한노인회 김포시지회장 인터뷰>

ASF로 노인의 날 행사 잠정연기... 시와 협의해 일정 조율
고령화 사회 앞둔 김포, 노인에 대한 인식 변화 필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이후, 김포 관내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1년 동안 준비해온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일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행사를 고집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10월 2일은 노인의 날. 올해로 23번째를 맞아 (사)대한노인회 김포시지회(지회장 이석영) 역시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지만 행사를 코앞에 두고 ‘잠정연기’ 결정을 내렸다. 가뜩이나 노인에 대한 공경심, 사회적 관심과 환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아쉽기만 할 터. 이에 본보에서는 이석영 지회장(82)을 만나, 연기된 노인의 날 행사와 우리 사회 노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석영 (사)대한노인회 김포시지회 지회장

노인들의 사기진작과 공동체 강화에 꼭 필요
김포 노인의 날 행사는 원래 전국 기념식(2일), 경기도 연합 행사(8일)를 마치고 지역 행사일정을 잡는데 올해는 종합운동장과 시민회관 체육관을 동시에 대관할 수 있는 날이 10월 1일 밖에 없어 부득이 행사일정을 빨리 잡았다. 13개 읍‧면‧동에서 약 2,000여 명의 어르신이 모이는 큰 행사다. 동네별로 체육대회와 장기자랑 연습에 들어갔고, 당일 식사 예약과 기념식, 시상식, 기념공연 등 프로그램까지 세밀하게 준비를 해오던 중, 시로부터 행사를 취소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석영 지회장은 “철퇴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백신도 없고 감염성도 높은 전염병이다 보니 시에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죠. 당연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노인의 날 행사는 그저 해마다 돌아오는 단순한 행사가 아닙니다. 시에서 예산을 받아 준비한 행사인데 그냥 취소할 수는 없었어요, 게다가 노인들의 사기와 직결되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많이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거든요. 관내 노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만나고, 겨루고, 흥겨운 시간을 보내면서 젊은이들에게는 노인공경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고집할 수도 없어 결국 잠정연기를 결정했다. 이와 함께 김포노인대학은 13개 읍‧면‧동 주민이 모이는 수업인 만큼 감염위험의 소지가 있어 강의폐쇄 조치를 취했다. 이 지회장은 “2차 확진 이후 관내에서 사육되는 모든 돼지에 대한 살처분 및 수매가 결정됐고, 이동제한이 풀리면 시와 협의를 통해 노인의 날 행사 일정을 다시 한 번 조율할 생각”이라면서 대략 10월 말에서 11월 중순 사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령화사회 김포, 잘 준비해야
전국적으로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김포 또한 예외는 아니다. 김포 전체 인구의 11,76%(2019년 8월 기준)를 차지하는 5만 6,000여 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다.
“김포시가 평균연령이 40세도 안 되는 젊은 도시이지만, 대곶‧월곶‧하성은 이미 노인인구가 20%를 훌쩍 넘으면서 초고령사회가 되었어요. 고촌‧양촌‧통진도 10%가 넘었습니다. 반면 운양동은 7% 정도라고 해요.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이 이런 도시의 인구상황과 환경 등을 충분히 고려해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좋은 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석영 지회장은 “노인복지정책은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좋아졌다”면서 점점 더 노인에 대한 지원정책들이 다양하고 내실 있어 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내년부터 경로당에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입식 테이블이 3년에 걸쳐 관내 350개에 가까운 경로당에 모두 도입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또한, 노인일자리도 좀 더 확대되고 다양해 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현재 시니어순찰대, 경로당 식사도우미, 도서관 도우미, 학교안전지킴이, 환경개선요원, 모니터링 단 등에서 36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노인일자리는 단지 ‘돈을 번다’는 의미를 넘어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일하고 있다는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회장은 “이번에 김포도시철도가 개통했는데, 노인들도 많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역사마다 출구 안내, 탑승 안내, 환승 안내 등을 담당할 수 있는 노인일자리가 만들어 졌으면 좋겠습니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포노인대학 과정도 기존 3년제에서 2020년에는 4년제로 늘려 노인들의 학습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커리큘럼 및 프로그램을 보다 강화할 예정이다.

잔소리가 아닌 삶의 경험
노인에 대한 공경심이 갈수록 떨어지는 시대다. 사회 여러 부분에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젊은이들과 어르신들의 간극 역시 더 벌어졌다. ‘노인공경’을 주입식 교육을 할 수도 없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같은 사회분위기 개선을 위해 이 지회장은 ‘밥상머리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밥상을 함께하는 시간이 없어진 식구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밥을 먹으면서 서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공동체를 배우게 됩니다. 요즘은 개성만 늘어나고 자기 고집만 내세우고 그게 자랑인줄 알아요.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 보다는 반항하고 받아들이질 않더라구요”라면서 식구들 사이에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면 자연스레 학교, 일터, 사회, 국가에 대한 공동체 의식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석영 지회장은 “노인들이 하는 이야기를 잔소리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인 만큼 귀담아 듣고 나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는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젊은이들에게 당부했다. “늙은이들은 젊어봤지만, 젊은이들은 늙어보지 않았잖아!”라고 말하며 웃는 모습에는 우리 사회의 어른으로서 경험과 철학, 지혜와 여유가 담겨있었다.

지난해 열린 노인의 날 기념 행사.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잠정연기됐다.(사진제공=김포시)

이유경 객원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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