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안전검사 실시 중 수동 산소공급 과정서 화재 발생

90대 노인 2인 사망, 8명 중상, 39명 연기흡입

 

130여명이 입원해 있는 풍무동 요양병원에서 24일 불이 나 90대 노인 2명이 사망하고 8명이 중상, 39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4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화재 당시, 요양병원의 스프링클러가 설치는 되어 있었으나,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진행된 전기안전공사의 전기 안전 검사로 인해 건물에 전기가 차단되자, 병원 측이 환자들에게 수동으로 산소를 공급하고자 보일러실에 놓인 4~5개 가량의 산소호흡기 밸브를 여는 순간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스프링클러 설치는 되어 있으나 작동하지 않아”

 

화재가 발생한 24일 오후 2시, 권용한 김포소방서장은 화재 현장에서 2차 브리핑을 열고 “확인 결과 의무시설인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작동은 하지 않았다. 비상벨은 울렸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권 서장은 “요양병원의 환자 대다수가 와병 환자인데다 산소가 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아 대피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망원인이 산소 미공급 때문인지 연기 흡입 때문인지는 현재 판단이 어렵다”고 전했다.

 

요양병원환자 자력대피 어려워

 

풍무동 요양병원 화재는 이날 오전 9시 3분경 4층 요양병원 보일러실에서 발생했다. 불이 난 건물은 양식 철콘조 콘크리트 슬라브로, 지상 5층, 지하 2층, 연면적 1만 4천 814㎡ 규모의 건물이다. 요양병원은 이 중 3층과 4층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현재 중상 중에 있는 환자는 대부분 70-80대의 노인이다. 사망한 2명은 집중치료실 입원 환자였고, 중상 환자는 현재 인근 병원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화재로 인해 대피한 인원은 환자 132명, 관계자 30명 등 총 162명으로, 상가에 있던 이용객 대부분은 빠르게 대피했으나 요양병원 환자들은 자력 대피가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50분만에 화재 진압.. 경찰, 수사전담팀 구성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0여분만에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149명의 인원, 75대의 장비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구조대원 50여명은 건물 좌측 계단을 통해 투입됐고, 병원 창문을 깨 연기를 외부로 빼내고 환자를 밖으로 대피시켰다. 불은 화재진압 50분만에 꺼졌다.

한편, 경찰은 요양병원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팀을 구성한 상태다. 수사전담팀은 강력팀, 지능범죄수사팀, 피해자보호팀, 형사지원팀 등 구성원 17명으로 구성됐다.

경찰은 병원에 불법 시설물 설치 여부와 안전 관리 실태에 대해 확인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