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식
전 김포대 총동문회장
전 파독광부협회 회장
전 경기도의원

목회자인 에드 영 박사는 주례를 맡을 때마다 신랑신부에게 ‘하나님과 가족, 친지 앞에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겠는가?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부유할 때나 가난할 때나 서로를 존중하고 도울 것인가?’라고 물을 때, 이제까지 모든 신랑신부는 진심으로 ‘예!’라고 대답했으나, 때때로 신랑신부가 혼인서약을 하면서도 자신들이 하는 약속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신랑신부에게 혼인서약을 지키라고 권고하는 것은 그들 각자가 부부의 도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그는 ‘그렇다면 나의 결혼생활은 어떤 걸까?’하는 질문을 자문하면서 일련의 설교를 준비하게 되었고, 그 결과를 ‘부부십계명’에 담아 출간하였다.

그는 저서 서문에서 그 책이 새로운 부부관계를 위한 훌륭한 출발점을 제공하고, 오래 전에 맹세한 혼인서약을 새롭게 하도록 도와주며, 장래의 부부관계를 기대하고 준비하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에 사랑하는 딸 서윤이가 결혼했다. 나는 결혼식 말미에 신부 측을 대표해서 딸 부부가 평생의 동반자로 서로의 부부관계를 깊게 하고 어떤 변화 속에서도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는 부모의 마음을 얘기해준 바 있다. 당시에 못 다한 딸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을 에드 영 박사의 ‘부부십계명’을 빌려 전해주고자 한다.

첫째, 이기적인 돼지가 되지 마라. 모든 부부가 이 원칙을 명심한다면 오아시스처럼 반가운 행복한 가정이 온 나라에 넘쳐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를 어렵게 하는 것이 ‘이기심’이라는 병으로 ‘이기적인 돼지 병’의 네 가지 징후는 미성숙, 이기적인 시간 사용, 무심함, 완고함이라고 한다. 따라서 어떤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는 것이다. 그 답은 결국 ‘사랑’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둘째, 주변에 연결된 끈을 잘라라. 결혼한 자녀들은 부모를 떠나야 하고, 부모들은 자식들을 보내주는 것이 끈을 자르는 것이라고 한다. 부부가 되기 전에 두 사람은 오랫동안 부모의 조언에 의지해 살아왔지만, 이제부터 결혼생활 중에 갈등이나 문제가 생길 때, 득달같이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부부는 둘이서 상의를 하고 기도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려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부모의 안전망’을 떠나서 ‘경제적 끈’을 끊고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끊임없이 대화하라. 행복한 부부는 하나같이 부부사이에 대화가 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혼인서약을 하고, 한 지붕아래 살고, 같은 식탁에서 식사하고, 한 이불을 덮고 잠을 자면 자동적으로 친밀해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러나 대화 없이 그저 한 공간 안에 있기만 한 부부는 실상 따로 사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대화가 결혼생활에서 그토록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서로에게 전달하는 대화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넷째, 부부싸움을 화합의 장으로 만들어라. 사랑에 빠진 한 쌍은 절대 싸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아무리 궁합이 잘 맞고 영적으로 성숙한 부부라 해도 갈등은 있게 마련이다. 갈등은 정상적인 부부관계의 일부분이다. 갈등은 모든 부부에게 찾아온다. 그러나 갈등을 건설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두 사람의 몫이다. 특히 오랜 세월동안 행복과 기쁨을 누리는 결혼생활의 열쇠는 해가 지기 전에 서로에 대한 응어리를 풀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 빚더미에 오르지 마라. 수많은 부부들이 재정문제로 갈등한다. 돈이 너무 많아서, 돈이 부족해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낭비벽 때문에, 이자 때문에 등등. 가진 것에 상관없이 누구든 물질주의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비결은 돈을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있다. 부나 재산, 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소유욕과 탐욕을 누를 때 물질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칠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곳곳에 도사린 성적 유혹을 피하라. 부부사이에 ‘깨가 쏟아지는’ 시기뿐 아니라 험난한 시기까지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부관계의 친밀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관계를 타락시키는 사회의 맹공격으로부터 성스러운 성을 보호하고 이겨낼 수 있도록 부부관계의 성적, 정서적, 영적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일곱째, 배우자를 490번 용서하고 또 용서하라. 부부로 살다보면 생활방식과 부부관계 그리고 자녀양육에 대해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부는 서로의 결점, 흠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용서’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용서하는 생활방식, 끊임없이 무조건 용서하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 예수는 일곱 번뿐만이 아니라 일흔 번 곱하기 일곱 번 이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여덟째, 사랑의 불꽃을 타오르게 하라. 인생의 최우선 목표로 가정의 행복을 빠뜨릴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소망과 행운만 있으면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관계를 누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어떤 시점이 되면 모든 부부는 신혼의 단꿈에서 깨어나게 된다. 그러나 신혼의 시간이 끝난다고 부부의 열정까지 끝낼 필요는 없다. 신혼시절이 달콤한 추억으로 남게 된 후에도 모든 부부는 여전히 사랑을 불태울 수 있다. 어떤 불이건 그것을 꺼뜨리지 않으려면 계속 신경을 써야 한다. 땔감을 넣고, 불씨를 살려야 하듯이 부부관계도 그와 마찬가지로 수고하고 노력해야 한다.

아홉째, 거듭 다시 시작하라. 구애시절의 모습이 자취를 감추면 사랑도 더불어 사라진다. 그리고 실망, 슬픔, 후회가 찾아온다. 그들은 서로의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두 손 놓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출발선상에서 아무리 문제가 많았던 부부라 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원만한 결혼생활의 회복을 통해 새로운 활력과 생기를 얻고, ‘갈수록 좋은’ 성숙한 사랑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열 번째, 승리하는 한 팀을 이루어라.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부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승리에 이르는 확고한 생활방식을 세우려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견고한 부부관계를 이루려면 부부가 협력해야 한다. 승리하는 부부 팀의 일원이 되고자 하면 인내가 필요한 헌신을 각오해야 한다.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사랑하기 위해서 부부관계에 충실하고, 서로를 끊임없이 격려하고, 서로의 등을 두드려주고, 서로의 업적과 성공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부부관계는 수고가 따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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