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10년 전 내가 오늘을 예측할 수 있었다면 나는 아마도 이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겠지만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고 모르는 영역이다. 그러나 인생의 노후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쇠퇴하여 젊은 날의 젊은 생각으로는 측정하기 어렵다. 노후의 행복은 오로지 젊은 날의 준비이고 은퇴 후의 현명한 선택에 좌우된다.

결혼을 하는 순간, 하나의 가정이 탄생한다.

사랑하는  남녀가 하나 되는 거룩한 행위이며 인간의 존엄을 지켜가는 생명의 연장 통로이기도 하다. 자녀들이 태어나고 즐겁고 행복한 가정생활이 시작되면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부모는 전쟁을 치르듯 분주하고 각 종 정보에 민감해진다.

자녀가 성장해서 사회에 나오게 되면 요즘처럼 청년실업이 극성인 때에는 직장이나 창업이나 먹고 살 길을 함께 걱정해야 한다. 어느덧 자녀가 혼인을 하여 출가를 하게 되면 부모는 자녀의 문제에서 1차적으로는 해방이 된다. 물론 지금 우리나라의 통계를 보면 미혼·기혼에 상관없이 부모와 함께 지내는 자녀가 45%에 이른다. 독립할 만큼 경제적 자립이 미달되고 결국 부모에 의지하는 삶을 살아간다. 결혼, 출가, 자녀양육과 과도한 교육투자 그리고 노후부모 모시기에서 지금은 노후부모 모시기는 거의 사라져 가는 풍습이 되었다. 자녀는 자신들을 대신할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있으니 그것으로 효도를 대신한다.

빠르면 50대 초반, 통상은 50대 후반에 직장을 은퇴하게 되면 지금까지 모아놓은 재산을 계산하게 되고 향후 생존할 연 수를 대략 측정하여 1년에 얼마씩 지출하면서 살아야 10년이던, 20년이던 견딜 수 있는지를 예측해보고, 부족함을 느낄 때 한 살이라도 젊은 나이에 무언가 일을 통해서 수입을 보족하는 계획을 하게 된다.

요즘의 물가 등을 고려할 때 노후 부부들이 한 달에 쓰는 비용은 식비, 의료비, 건강유지비 등 대략 2백만 원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통상 내 집으로 주택연금을 받을 경우 200만 원이 넘는 수입이 되려면 70세에 7억 원 기준이면 216만 원이 매달 지급되고, 80세에 주택연금을 든다면 5억 원 수준 주택에서 241만 원이 나온다. 60세에서 7억 원 상당 집이라면 147만 원에 불과하다. 시가 10억 원은 넘어야 2백만 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공무원이나 교직원들이 정년퇴직하여 연금을 받게 되면 3백만 원 수준이니 일반인들보다 생활이 윤택하다.

최근에 국민연금을 받게 되는 사람들은 보통 100만 원 수준(월 소득 약 200만 원, 30년 납부 기준)이다. 50만 원도 있을 수 있고 100만 원도 있다. 부동산에서 나오는 월세 수입이 없다면 일자리를 찾아 50만 원이던, 100만 원이던 적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부동산은 살고 있는 집, 산이나, 임야 등 수입이 발생하지 못하고 세금만 발생하는 부동산은 과감히 정리해서 지출을 줄이고 생계자금을 마련해둬야 한다.

부동산은 오로지 월세가 나오는 부동산으로 갈아타야 노동력 없는 노후에 필요한 도움이 된다. 그러니, 노후준비에서 재테크보다는 재취업을 통해서 수입 없이 살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켜야 하는 게 첫째다. 재취업의 조건들이 많지만 우선은 현역시절 “내가 누군데”라는 체면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눈높이를 낮춰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

경제적 문제와 더불어 중요한 것은 부부의 건강한 생활이다. 반려자의 건강을 챙겨주고 지속적 관심으로 아픈 것이 병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세심히 관찰하고, 부부가 함께 하는 생활을 길게 하고 홀로 생활할 수 있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조금 아픈 것을 방치하면 큰 병으로 발전하고 예기치 못한 막대한 의료비로 노후자금을 소진할 수 있으니 나이 들어서는 낙상하지 않고 병들지 않도록 매사에 조심해야 한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뭐 급할 게 있겠는가! 필요이상으로 뛰지도 말고 서두르지도 말고 막말하지도 말고 인생의 노년기를 잘 지내는 것이 사회를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우리 격언에 철저히 준비하면 근심을 막는다고 하였다. 노년은 욕심을 내려놓고 하방심(下放心)으로 사는 것이니 다소 준비가 적어도 걱정할 일은 아니다. 수입이 많으면 많은 대로 나갈 일이 많고 적으면 적은 대로 지출할 것이 적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증가하는 노인들 스스로 자신에 맞는 지혜를 짜내어 보자. 기왕에 태어났으니 말년도 잘 보내야 인생의 가치가 보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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