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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천년의 역사, 저는 경기도민입니다.
정왕룡
전 김포시의원

“선생님은 어디에 살고 계신가요?”
처음 보는 사람과 인사를 나눌 때 이렇게 물어보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대답은 무엇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단순 거주지를 뛰어넘어 언젠가부터 정치사회학적인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강남, 분당, 일산’등 도시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교육, 문화 등 사회적 인프라도 월등히 앞선 곳의 주민들은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반면에 이와 비교되는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왠지 거주지를 이야기할 때 힘이 빠지는 게 현실이다.

거주지 못지않게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 하나가 출생지다. 각 지역 출신들이 모여 활동하는 ‘향우회’등이 그 사례다. 하지만 인구규모를 비롯, 각종 양적·질적 비중에서 으뜸가는 곳임에도 거주지와 출생지 이 두 가지 규정요소에서 항상 푸대접 받는 곳이 있다. ‘경기도’가 바로 그곳이다. 광역 자치단체의 특성상 시군구 등 기초단위 지자체에 비해 소속감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 아니냐고 반문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서울특별시민이나 호남향우회, 영남향우회 등, 광역단위 용어와 자연스럽게 버무려져 사용되는 타사례를 떠올려보면 그 설명은 허전함이 밀려온다.
수도권의 한 축으로서 서울특별시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부 지역.

이 말이 경기도를 설명하는 내용이라고 말하면 딱히 반박할 요소가 없었다. 경기도민들은 경기도를 말하기보다 경기도를 구성하는 31개 시군 중 하나에 자기 소속감을 부여하는 것이 지난 날 모습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도란 말이 역사 속에 등장하는 것은 고려 현종 1018년이다. 고려의 왕도인 개경 외곽지역을 묶어서 ‘경기’라 부른 것이 그 시작이다. 무려 1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지방행정 구역 명칭이다. 하지만 출발부터가 수도 외곽지역의 개념이다 보니 ‘주변적 요소의 어감’은 조선시대를 거쳐 최근까지 커다란 거부감 없이 사용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양상이 바뀌고 있다. 서울, 혹은 수도권과 구분하여 경기도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움직임을 선도하는 곳은 단연 정치권이다. 인구 규모 자체가 서울을 앞지른 지 오래인 상황에서 그 힘을 바탕으로 경기도 차원의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도지사’는 항상 잠재적 대권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지 오래됐다. 경기도 의회는 지방분권화를 이끄는 공론의 장 마련에 적극적이다.
각종 정책이나 의제를 선도하면서 타지역 지방정부와 교류도 활발하다. 경기도에서 먼저 선보인 정책의제들이 타지역에 확산되는 사례가 계속 만들어 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례들은 경기도가 서울의 주변부가 아닌 전국 지방분권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데 기여를 하고 있다. 그 시초를 거슬러 올라가면 2010년 지방선거의 중심의제였던 ‘무상급식’으로 봐야한다는 생각이다. 포퓰리즘 논쟁 등 지역에 따라 다소의 진통은 있었지만 경기도에서 시작된 무상급식은 이제 전국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제도로 자리 잡았다.

민선7기 이재명 지사 체제에서 군대에까지 급식이 확대되면서 이제 무상급식은 공공급식으로 용어가 대체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2019년 1월에 출범한 경기도 먹거리 위원회는 먹거리를 기본권차원에서 도민 생활 속에 뿌리내리게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바야흐로 경기도에 산다는 사실, 그리고 경기도민으로서 갖게 되는 정체성과 자존감이 예전과 다르게 새롭게 규정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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