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식
전 김포대 총동문회장
전 파독광부협회 회장
전 경기도의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만 바꿔도 많은 것이 바뀐다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해왔습니다. 최근 ‘사랑해요’보다 고귀한 말은 바로 ‘고마워요’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몇 해 전, 신체적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이후 나는 주기적으로 재활을 위해 김포시 북부복지관과 지역 내 한의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 날도 다른 날과 똑같이 복지관과 한의원에서 재활운동과 치료를 받았는데 불현듯 아픈 몸이 내게 새로운 인생을 선물해줬다는 고마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오히려 내 삶이 선물이라는 것을 깨우쳤다는 뜻입니다. 복지관에서 요가를 통해 재활치료를 할 때는 내 인생 전반을 다시 치료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한의사가 놓아주는 ‘침’은 그동안 내가 건강을 소홀히 했던 결과이니 이제부터 잘 관리하라는 가르‘침’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사람들의 진정한 욕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물론 음식과 물, 주거의 욕구 같은 기본적 욕구도 있지만 가치, 소통, 격려, 경청 등 상위단계의 욕구가 있을 것입니다. 복지관에서 요가를 가르치는 분이나 한의원 원장님은 나의 건강에 대한 욕구를 파악하고 치유해주기 위하여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주었습니다. 그들은 몸이 불편한 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포용함으로써 봉사와 희생의 씨를 뿌린 것입니다. 재활운동과정이나 진료과정에서도 일관되게 보여주는 모습은 겸손입니다. 환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현재의 장애정도를 진단하고 처방하는데 온 힘을 쏟아주었습니다. 나는 몸에 이상이 왔던 초창기에는 ‘나아질 수 있을까’하고 낙심하면서 몹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복지관과 한의원을 다니면서부터 그들의 격려에 힘입어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은 배려와 집중적인 치료로 위안과 용기를 주었고, 지금보다 내일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습니다. 그 때 인성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서번트 리더십>으로 유명한 제임스 헌터는 아무도 보고 있지 않는 어둠 속의 내 모습이 바로 인성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인성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며,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을 놓고 가슴과 마음에서 벌어지는 투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복지관과 한의원은 늘 사람들로 북적대는 곳입니다. 따라서 장애를 가진 시민이나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옳은 일이라 할지라도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복지관에 있을 때나 한의원에서 진료 받을 때, 나는 감사의 마음으로 복지관 요가 선생님과 한의원 원장님이 보여준 인내, 친절, 겸손, 이타주의, 존중, 헌신 등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로버트 애먼스 교수와 마이클 매컬로프 교수는 감사하는 태도가 사람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실험을 해 본 결과, 감사하는 태도를 갖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한 실험참가자들이 겪은 주요 변화를 20가지로 정리했습니다. ① 삶에 대해서 더 행복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② 낙천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③ 활력이 넘치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④ 열정적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⑤ 결단력이 강해졌다 ⑥ 다양한 것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⑦ 유머 감각이 생겼다 ⑧ 힘든 일을 처리하는데 자신감이 붙었다 ⑨ 운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⑩ 숙면을 취하게 되었으며 눈에 띄게 건강해졌다 ⑪ 인생의 목표를 수립했으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⑫ 다른 사람들을 돕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⑬ 다른 사람들로부터 관대하고 친절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게 되었다 ⑭ 재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에 대해 시기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사라졌다 ⑮ 일을 체계적으로 하는 사람이 되었다 ⑯ 보다 창조적으로 그리고 열린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되었다 ⑰ 어려운 상황에도 더욱 탄력적으로 대처하게 되었다 ⑱ 스트레스에 강해졌다 ⑲ 가족관계가 돈독해졌다 ⑳ 신앙심이 깊어졌다

지금 언급한 20가지 감사목록은 우리들 모두가 인생에서 바라는 소중한 덕목들입니다. <감사의 힘>을 쓴 작가 데보라 노빌은 우리의 가슴이 움직이는 시간은 0.3초라고 합니다. 그녀는 마인드만 전환해도 인생의 99%가 바뀐다고 강조합니다. 나는 재활운동과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감사하는 마음이 깊어졌습니다. 동시에 내 마음의 감사통장의 잔고가 늘어나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감사도 학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오늘도 복지관과 한의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면서 이렇게 다짐합니다. “지금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자. 시련은 감사의 마음을 시험하기 위해 존재한다. 내 힘으로 내 몸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라면 지금 이 정도의 건강에 충분히 만족해하며 감사함을 느끼자.”

처음에 몸이 불편할 때는 인생이라는 도로에서 휠체어를 타고 자갈밭을 만난 기분이었지만, 재활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역경이 내게 새로운 힘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이후부터 삶에서 항상 기쁨을 찾고 끊임없이 감사기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복지관 요가 선생과 한의원 원장의 친절한 도움은 나에게는 값진 선물입니다. 감사하는 힘을 키웁시다. 감사하는 마음을 연습하는 것은 우리가 누리고자 하는 행복의 길로 들어서는 지름길을 찾는 것입니다. 재활은 또 다른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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