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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 슬퍼도, 봄

슬퍼도, 봄

 

윤준경

 

식음을 놓칠 걱정도

자고 나면 길이 되었네

누리장꽃 같은 생의 향기가

이따금 사는 이유를 물어오지만

둥지에서 밀려난 붉은 머리 오목눈이도

알몸으로 이 강을 건너야 하리

뻐꾹새 기쁜 듯 울고 간 한나절

날은 차츰 쉬 어두워오고

절망을 뒤집어 싹을 틔우면

슬퍼도, 봄

산도 강물에 두 발을 담그고

제 그림자를 쓰다듬고 있네

 

[프로필]

윤준경 : 경기 양주, 공간 시 낭독회 상임 시인, 시집[시와 연애의 무용론] 외 5권 출간

[시 감상]

한 여름의 중간에 봄을 불러보는 것, 가을도 겨울도 아닌 봄을 불러보는 것, 어쩌면 봄이 갖고 있는 생동감이 그리운 것이 아닐까? 본문의 의미처럼 아무리 달궈도 여름은 지나갈 것이고, 순환하는 자연의 섭리처럼 가을, 겨울이 가고 그 지나간 계절 동안 노곤하게 쌓인 피로가 싹 가신 어느 날, 바듬하게 솟아오른 봄의 전령. 산다는 것은 어쩌면 한 두 계절을 앞서 보는 것 아닐까 싶다. 희망은 늘 몇 걸음 앞에 있는 것처럼. 가을도 겨울도 아닌 봄을 기다리는 지혜로 이 뜨거운 여름을 훌쩍 보내버리자. 꽁꽁 언 땅을 뚫고 나올 파릇한 잎들을 염두에 두고.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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