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민 줌머인 박민수 씨 이야기
2007년 유엔(UN)총회는 선주민(Indigenous People)들의 권리와 존엄성, 그리고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기 위해 "선주민 권리에 관한 선언"을 채택했다. 유엔의 정의에 따르면 ‘선주민이란 한 국가나 지역에서 다른 문화나 인종의 사람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살고 있던 사람’을 의미하며 나중에 도착한 사람은 정복 등의 방식으로 선주민을 탄압한다.
방글라데시 동남부에 위치한 치타공 산악지대(CHT)에 거주하던 줌머인 역시 선주민이다. 해당 지역은 영국이 지배하던 시절에는 그나마 자치권을 인정받았으나 영국으로부터 독립 이후 인도 영토 그리고 파키스탄 영토였던 시절을 거쳐 현재는 방글라데시 영토이다. 1억 명이 넘는 방글라데시 전체 인구에서 불과 65만 명에 불과한 줌머인은 힘없는 소수민족이고 인구의 98%를 구성하는 벵갈리 족에 비해 소수민족 이다보니 철저히 탄압받는 고난의 역사가 시작된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군대를 동원해 줌머인들의 땅을 강제로 빼앗고 인도로 내쫓았다.
수많은 줌머인들은 고향을 등진 채 세계 각국으로 흩어졌으며 한국에도 수십 명이 난민으로 정착해 있다. 이들은 주로 김포지역에 모여 살고 있다. 박민수 씨(43세, 마송읍)도 줌머인이다. 박민수 씨는 13세 어린 나이에 인도로 피난 그리고 한국 이주(2002년), 난민 인정(2004년), 한국 국적 취득(2012년)의 개인적으로 고난한 삶의 여정을 가지고 있는, 그렇지만 지금은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인도인 아내와 결혼도 하고 4살, 6개월 된 딸바보 아빠이기도 하다.
박민수 씨에게 요즘 고민이 생겼다. 박민수 씨는 고마운 분(가나다천막 최○○대표, 서암리 소재)의 도움을 받아 용기를 내어 2018년 3월 창고형 천막 제작 회사를 차렸는데 창업 1년 3개월 동안 미수금이 수천만 원이 발생한 것이다.
박민수 대표는 2002년 한국 이주 이후 콘테이너 제작회사, 앨범 제작회사 근무 경력을 거쳐 창고형 천막제작업에서 15년의 경력을 쌓고 경험을 바탕으로 덥고 추울 때 조금 더 일해서 사랑하는 딸과 아내에게 조금 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창업했는데 ‘미수금’이라는 생각하지도 못한 돌발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민수 사장은 “남들이 힘들어 못하는 어려운 작업 그리고 더울 때 추울 때 천막형 공장 만드셔야 된다면 맡겨주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선한 미소로 인터뷰를 마쳤다. 박민수 사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철구조물 설치, 야적용 천막, 자바라 천막, 창고형 천막, 행사용 천막, 각종 천막 제작’이다.
김포시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자료에 따르면 김포시 외국인주민 등록 현황(2019. 5. 법무부 승인통계 기준)은 19,954명이다. 김포시 전체 인구 451,050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대한민국을 찾은 외국인과의 상생을 위해 우리 모두 조금씩 고민해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