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성명 및 국민청원 잇따라.. 시민 분노 표출

의회, 대시민사과.. “특조위 구성 후 책임자 문책할 것”

지역 정가 “국외 검증 필요”“안전성 검사 간과” 등 의견

정하영 시장이 5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포도시철도 개통 지연에 대해 밝혔다

지난해 한 차례 연기되었던 김포골드라인의 개통이 또 한 번 연기됐다.

정하영 시장은 5일 오후 7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정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3일 국토교통부가 김포골드라인의 안전성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김포골드라인 차량의 진동원인(떨림현상)과 대책, 안전성 검증에 대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을 촉구하는 문서’를 시달했다”며 “이에 따라 김포시는 사업관리자, 차량제작사와 함께 공신력 있는 2개 기관을 선정한 후 지난 7개월동안의 시험운영 결과 나타난 차량 떨림현상의 원인과 대책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차량 떨림현상의 원인으로 현재 시는 “김포도시철도가 곡선 구간이 많고 표정속도가 빨라 나타난 편마모 때문으로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차륜 삭정과 차량 방향 전환을 마련했다”며, “차륜 삭정과 방향 전환을 시행한 결과 승차감과 좌우 진동이 기준치 내 정상 결과로 나타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 시장은 “시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검증을 요구한 결과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하기에 부득이하게 개통을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무엇보다 안전한 개통과 운영을 위한 길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안전 개통이 되도록 더욱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원인분석과 대책에 대한 검증에 1개월, 행정절차에 20여일 등 약 두 달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민단체 잇따른 성명 발표.. 국민청원 1만6천여명 서명

 

7월 27일 개통 예정이었던 골드라인이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지연된다는 사실이 발표되자, 시민들은 지역 내 커뮤니티 등을 통해 거세게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7월 3일에 발표된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김포도시철도 개통이 12월로 게재되어있음을 지적하며 김포도시철도 개통 지연이 2개월이 아닌 수개월 지연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또 한번의 개통 지연 사태에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는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모아졌고, 한강신도시 총연합회에서는 7일 “골드라인 2차 연장을 규탄하고 철도과 공무원, 시장 및 시의원 전원 사퇴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총연에서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김포시 공익감사, 주민소환제, 집단 손해배상, 선출직 전원 사퇴까지 요구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강신도시연합회에서도 7일 정상개통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합회 측에서는 “기약없는 개통연기조치를 즉각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통해, 관련책임자를 색출하고 사퇴하는 한편, 버스 노선 개편에 따른 시민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속한 대안을 마련, 시에서는 국토교통부와 협의했던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민관정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감리, 점검창구를 마련하라”고 요구하며 “개통지연사태의 원인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8일 김포정치개혁시민연대는 “공무원 개혁 없는 한 위기는 계속된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고, 같은 날 김포시민자치네트워크와 김포마하이주민센터는 “김포 시민들의 염원은 경전철 정상 개통”이라는 성명을 발표했고, “정하영 시장과 김두관, 홍철호 국회의원은 정상 개통을 위해 헌신적 노력을 경주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잇따르는 시민단체들의 성명 발표 속, 국민청원과 경기도민청원에 동의하는 시민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김포 도시철도 개통지연에 대한 철저한 감사와 관련자 처벌을 부탁”한다는 8일 청원이 시작된 글에 9일 오후 5시 기준 16,347명이 서명한 상태다.

 

신명순 의장이 9일 열린 본회의에서 개회사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다

의회, 특조위 구성 “책임자 인사조치 선행 및 행정사무조사 엄정” 예고

 

골드라인 개통 지연 발표에 의회도 대시민 사과와 함께 강도 높은 점검을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의회에서는 6일 입장문을 통해, “도시철도 재 지연 사태에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며, 견제‧감시기관으로서의 의회 역할에 대한 시민의 따가운 비판에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재 지연 사태를 촉발한 집행기관에 대한 신뢰관계 의구심과 함께 유감을 표명하며, 앞으로의 개통과 관련한 사항을 시민과 시의회에 명확히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의회 권한을 총 동원해 도시철도 사업 전반을 들여다 볼 것”이라며 지연 사태에 대한 강도 높은 업무점검을 예고했다.

의회는 8일 오전 의원 회의를 열어 ‘김포 도시철도 개통지연에 따른 행정사무조사특위’를 발족하기로 하고, 민주당 4명, 한국당 3명 등 총 7명을 구성키로 협의했다.

특위의원으로 민주당에서는 배강민, 김계순, 오강현, 박우식 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며, 한국당에서는 아직 논의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명순 의장은 9일 1차 본회의 개회사를 통해 “2번씩이나 개통을 지연시킨 책임자 인사조치 선행과 함께 행정사무조사를 엄정히 할 것”임을 예고했다.

 

홍철호 의원 “국외점검 필요”제안.. “이제는 국토부 나서야”

 

홍철호 국회의원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포도시철도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경험이 풍부한 국외기관에 안전검증을 맡기는 방안”을 제안했다. 홍 의원은 “차륜 절삭과 차량 방향전환이 임시방편은 될 수 있어도,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제기하며, “국토부, 서울교통공사 등 관계기관들과 협의한 결과 다소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완벽하게 원인과 해결책을 진단받은 후 가동되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울 교통공사도 전문성 있는 기관의 안전진단이 담보되지 않으면 운행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국토부도 안전문제만큼은 김포시가 완벽하게 원인과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허가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홍철호 의원은 “차량 떨림의 원인은 편마모 외에도 다른 복잡한 인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해결책도 한 가지만 고집하면 안 된다”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궤도 재시공’, ‘차량 리콜’ 등은 고려하지 못하더라도, ‘속도 감속’, ‘시격 증가’등도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이라면 검토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 의원은 △김포도시철도는 무인운전이라는 점, △첨두시간(출퇴근시간)대는 탑승정원 초과(150→220명)로 굉장한 차량부하가 예상된다는 점, △국내 기관들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정확한 안전진단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 등을 들고, 국외 검증기관으로 프랑스의 시스트라, 독일의 TUV-Reinland, 영국의 리카르도, 일본의 RTRI(철도종합기술연구원), NTSEL(교통환경연구소) 등을 제시했다.

그는 6일 보도자료 이후 9일 또 한 번의 보도자료를 통해 “김포시가 지난 4월 김포도시철도 주행안전성 시험 적합판정을 내렸다”며 “이제는 국토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김포도시철도 개통연기에 대하여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관리책임이 있는 지역 정치인으로서 사과한다”는 뜻을 밝히며, 국토부, 교통안전공단, 김포철도사업단, 서울교통공사, 김포시, 김포골드라인 운영사 등 김포도시철도 관계기관들을 즉각 소집해 조속한 개통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그는 지난 5월 김포시에 자료를 요구하여 김포도시철도 개통 준비상황, 각종 안전점검결과 등을 조사 및 확인했고, 지난 5월 27일 김포시는 “김포도시철도의 7월 27일 개통이 가능하다”는 답변자료를 홍철호 의원에게 제출했다며, 제출된 해당 자료에는 2018년 12월 사전점검, 2019년 2월 차량연계 동작시험, 2019년 3월~4월 시설물 검증, 2019년 5월~6월 영업시운전상 ‘차량 떨림 현상’이 없는 것으로 나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홍철호 의원은 8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포도시철도 안전 문제를 두고, “이제는 국토부가 김포도시철도 운행검증과 관련 대처에 대하여 적극 개입해서 개통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김경욱 국토부 제2차관은 “계속 상황을 보면서 개입하겠다”고 답변했다.

 

김두관 의원, “시, 5월 권고됐던 안전성 검사.. 간과했다”

 

김두관 의원은 6일 사과문을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고개숙여 사과드린다"고 개통 재연기 상황에 대해 사과했다. 이후 김두관 의원은 8일 김현미 국토부장관에게 도시철도 개통 재연기 상황에 대해 국토부의 각별한 협력을 요청했고 9일, 국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김포도시철도 개통 최종 승인을 맡고 있는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이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각별히 관심을 갖고 애써달라"고 요청했다.

김 의원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 5월부터 좌우, 상하의 차량진동이 있어 주행안전성 검사를 구두상으로 권고했지만 김포시에서 승차감지수만 조사하고 안전성 검사를 간과한 것을 확인했다. 이것이 개통 연장의 주요 원인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10일 국회에서 한국교통안전공단 철도기술처 실장 및 처장, 담당 부장과 함께 도시철도 영업시운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에 대해 해결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 시장, 시민설명회, 버스노선개편연기 등 수습에 총력

 

김포시 전역에 도시철도 개통 지연에 대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에서는 8일과 9일 시민 설명회를 개최하며 개통 지연에 대한 상세한 보고와 향후 대응에 대해 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하영 시장은 5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포도시철도 개통 지연을 공식화한 직후인 이날 오후 9시 30분경 SNS를 통해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전하며, 최대한 빠른 시일에 안전을 검증받고 개통하는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8일 아트빌리지에서 열린 시민설명회는 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아수라장을 불방케 했다.

한편, 시는 9일 김포도시철도 개통 연기에 따른 2차 버스노선 개편 연기를 발표하는 등 수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당초 시는 7월 27일 2차 버스노선 개편을 시행할 예정이었다. 시내버스 81번, 101(2)번(경로변경), 20번(휴업), 21번(증차), 2번(공항구간 단축), 22번(마곡연장), 83번·86-1번·공영학운(구래역 연장), 33번(일산행 계통분리)과 마을버스 철도 환승체계 구축 등 개편 예정이었지만 도시철도 개통일까지 시행을 연기하고 현재 운행 스케줄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했다.

현재 7월 1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해 시행한 1차 버스노선 개편은 평일 출퇴근 시간대 집중 배차에 따라 6월 대비 97% 수준으로 운행 중이다. 주말과 공휴일은 운수종사자가 확충되는 대로 버스를 추가 투입해 배차간격을 줄이기로 업체와 협의를 마쳤다.

현재, 시는 도시철도 개통 지연에 따른 긴급 교통대책으로 전세버스 추가 투입을 추진 중이다. 개화역, 김포공항역 등 서울 환승거점 연계노선인 2번, 20번, 21번, 22번, 8000번에 ‘출근전용 전세버스’ 20대를 투입하기 위해 운수업체와 협의 중이다.

 

박헌규 철도 과장 “국토부 지적 사항, 2개 국내 검증 기관 통해 보완할 것”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 속에 본지에서는 박헌규 철도과장을 만나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헌규 과장은 김포시에서 지난 5월 10일부터 6월 23일까지 45일간 진행한 영업시운전에서 몇 군데 구간에서 차량 떨림 현상이 발생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김포시 지역 형상이 우측으로 꺾이는 곡선이 많다. 우측으로 꺾이는 곡선이 21개이고, 좌측이 12개이다. 곡선 600m 이상은 편마모가 적은 반면, 600m 미만은 편마모 발생 가능성이 높다. 시운전을 통해 차량 떨림 현상이 발생되자, 보완 방안으로 차륜 절삭과 차량 방향 전환을 시도했고, 그 결과 승차감 지수가 3.65에서 기준치인 2.5 이내로 들어옴을 확인했다. 이에 6율 23일 국토교통부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차량 떨림 현상이 나타나는 수치 (최대 3.65)역시 승차감 지수 평가기준에서 양호수준인 2≤N≤4에 속한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국토부가 안전성 검증 대책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을 요구하였으므로,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검증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검증만 된다면 8,9월이라도 개통이 가능”하다며, “2개 기관의 검증과 행정절차를 거쳐, 국토교통부로 결과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러한 절차는 2개월 정도로 보고 있으며, 그 시점쯤이면 개통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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