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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 멀고 먼 지도

멀고 먼 지도

 

서규정

 

 

버들강아지야, 어서 가자 어서 가 아무리 밍밍한 방죽 물이라도

이따금 잔기침처럼 밀어주는 바람 있다면

어느 천지인들 살갑게 반겨주지 않겠니

길가에 버려진 잔 돌멩이도 제 자릴 찾기까지는

평지풍파를 겪으며 이 발길

저 발길 닥치는 대로 받아낸 맑게 트인 길눈이 있어

해인(海印)이여, 한 사람의 꿈이 커지면 두 사람에게 닿고

두 사람 건너 만인에게 울려 퍼져

요요요, 바닥에 또 바닥을 친 버들강아지야

기지개 한번 크게 켜고

잔 돌멩이 한 바퀴만 더 돌아서 가자꾸나

저 숨 받아 내 숨 돌리며 숨에 숨을 실은 보송한 솜털로

서로에게 가라앉는 게 사랑이라

함께 숨 쉬는 이 지상에서 제일로 아득한 거리가, 이웃이란다
 

[프로필]

서규정 : 전북 완주,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참 잘 익은 무릎]외 다수

[시 감상]

지구상에서 가장 먼 곳, 지구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 작은 지구본을 돌리면 삽시간에 미국, 영국, 중국, 아프리카 어디든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시인의 말이 맞다. 제일로 아득한 거리가 이웃이다. 지인이며 친구며 가족이다. 그런데 그렇게 살아야 하나? 그런 역설로 들리는 시인의 시가 아릿하게 읽힌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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