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희 
세계시민리더십
아카데미 대표

경기꿈의학교는 청소년 스스로 기획하고 도전하면서 자아를 탐색하고, 학교와 마을 그리고 주변의 다양한 교육생태계와 협력하며 꿈을 키워나가는 곳이다. 청소년들이 수동적인 교육의 수요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주체로 무한히 상상하고, 기획해서 스스로의 삶을 주도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연습을 할 수 있는 훌륭한 교육의 장인 것이다.

2019년 3월 경기꿈의학교는 공모방식을 거쳐 찾아가는 꿈의학교,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마중물 꿈의학교 세 가지 유형 모두를 포함하여 1,878개가 선정되었다. 김포는 87개의 꿈의학교가 선정되어 현재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교육지원청과 민간운영주체들의 협업 아래 학생 모집부터 개교지원컨설팅까지 진행되었으며 모든 꿈의학교가 연대하여 진행하는 연간 행사 및 운영주체 협의회 기획까지 완료되었다.

특히 올해부터는 전문학습공동체를 꾸려 양적 성장과 동시에 질적 향상 제고를 위한 노력이 더해질 예정이다. 운영 연차가 있는 학교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컨설팅 단은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교육청과 힘을 합쳐 문제를 풀어나갈 계획이기도 하다.

김포는 작년부터 꿈넷 회장단을 중심으로 민관 거버넌스를 강조하며 교육지원청과 다양한 협력체계를 이루어 나갔다. 이 과정 속에서 민간에 있는 많은 운영주체들의 헌신과 노력이 더해졌고 교육지원청 또한 신뢰를 가지고 운영주체들과 협력하는 행정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김포 꿈의학교의 모습이 모범 사례로 꼽혀 경기도 전역에 전파되었다. 경기도에서 있었던 여러 워크숍을 통해 김포꿈의학교의 성장을 알리며 김포꿈의학교 지역협의회장으로서 뿌듯한 마음이 가득했다. 올해로 경기꿈의학교가 시작된 지 5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많은 지적과 비판 속에서 진통을 겪어 온 바 있지만 꿈의학교는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달려가고 있다.

 

교육자치 실현의 새로운 도전

꿈의학교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각 지역에서는 ‘꿈넷’이라는 조직을 꾸려 지원하고 있다. 개교 전 학생모집은 잘되고 있는지, 안되고 있다면 방법을 함께 이야기하며 찾아보고 지원한다. 또 공간확보, 안전관리, 보험가입 여부 등 사전 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교육과정, 예산, 평가 부분까지 꿈의학교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컨설팅이 이루어진다.

올해는 공모심사 과정에서도 민간의 운영주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바 있는데 이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권한이임이라는 관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지는 출발이다. 김포 꿈넷의 경우 꿈의학교 연대행사인 성장나눔발표회 및 운영주체연수, 전문학습공동체, 월례협의회 등을 회장단을 중심으로 운영주체들이 스스로 나서서 준비하고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청 주도로만 이 모든 것을 꾸려 나가기에는 꿈의학교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너무나 성장해 있기 때문이다. 교육지원청은 민간의 운영주체들과 나란히 마주하여 협의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꿈넷이라는 중간지원 조직에게 예산 운영권을 이임하는 시도 또한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은 앞으로 꿈넷이 더욱 견고히 조직 운영됨에 따라 결정될 사안으로 꿈넷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꿈의학교의 교육적 가치

사회의 주인으로, 그리고 자기 삶의 주체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발적 학습자로 살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현대 사회는 책에서 배운 과거의 지식만을 가지고 평생 일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인생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인류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를 마주하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필요와 관심사에 따라 평생에 걸친 자발적인 학습이 필요하고 교육은 이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부모의 관리나 사교육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막상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는 스스로 뭘 배우고 싶은지 내적 동기가 없어지기 때문에 변화무쌍한 시대 변화를 넘는 것이 버거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습자의 자발성을 일깨우기 위해서는 도전과 실패를 허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동안 학교교육과정에서 충분히 해소해주지 못하던 현장의 살아있는 진로 탐색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마음껏 해볼 수 있고, 도전과 실패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하는 꿈의학교는 청소년들이 무언가 꼭 성공해야 한다는 중압감 속에서 성과를 얻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자존감, 자신감,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만들어 가는 곳이다.

꿈의학교가 입시 현실 속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과연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누군가 나에게 물은 적이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꿈의학교에서 조금이나마 여유를 갖고 스스로 꿈을 찾아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발견해 나갈 수는 있지만 여전히 입시라는 현실속에서 힘든 경쟁을 해나가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간 우리 교육의 현실을 보았을 때 충분히 이해가 되는 걱정이고 가능한 질문이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나는 진로와 진학의 차이점을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반문해 보고 싶다. 이 둘은 엄연히 다른 관점이다. 지식만을 강조하던 과거 시대와 달리 진학이 한 사람의 전 생애 진로를 결정할 수는 없는 현대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진학이란 진로의 갈림길에서 수반되는 부수적 활동일 수 있다. 수능이나 입시가 최종 목적지가 될 수 없기에 굳이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고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해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꿈의학교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열심히 하면 나의 인생에 도움이 되고 재미있는 걸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고 싶다.

기존에 사회가 말하는 길을 못 따라갈까 걱정하지 말고 나만의 길을 찾으러 간다고 생각하는 자세가 우리 꿈의학교 친구들이 진정 추구했으면 하는 가치이다. 이러한 가치를 가지고 성장한 청소년들이야말로 나의 행복을 타인의 기준에 의해서가 아닌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당당히 추구하는 멋진 성인으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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