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기에서 강경구 후보자가 내건 주 공약은 “중전철 김포유치”였다. 강경구 전시장은 민선 5기 선거에서 본인이 4년간 열심히 국토부 등 관계기관을 찾아 백방으로 뛰며 노력했지만 김포는 이미 경전철로 확정되어 요지부동으로, 또 다른 대안으로 2천억 원의 경전철 예산을 더 유치하여 지하화하는 결실로 만족했다고 한다.

민선 5기에서 유영록 전시장은 “중전철 9호선” 유치를 주 공약으로 선정하고 2년 내 유치하지 못하면 시장직을 사퇴하겠다는 강경한 배수진을 치고 공약을 완수하겠다는 다짐의 결기를 내보였다. 강경구 후보는 “내가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될 수가 없었다. 유영록 후보의 공약은 헛공약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아파트가격과 토지가격의 상승을 기대하는 시민들은 “2년 내 유치 불발 시 사퇴”라는 장담에 기대를 걸고 9호선 중전철에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갔다.

당시 신도시에 이사 오신 분들은 신도시 아파트들의 하락세를 막아줄 유일한 대안인 중전철이 김포에 오는 것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전철 유치 기대감에 들떠있었다. 그러한 상황의 신도시 시민 심리를 파고든 유영록 후보의 “9호선”공약은 당할 장사가 없었다. 결과는 미리 예측된 것처럼 “당선”이었다.

그러나 9호선 유치의 결과는 강경구 후보가 말한 대로 실패로 끝나고 신도시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대 시민 사기극을 벌였다”고 시위했지만, 유영록 전시장의 물러날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한 말이라는 것으로 유야무야 끝나버렸다. 정치인들의 거짓공약이 우선 당선되고 보자식이 판친다 해도 시민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거짓공약은 정치인 도의상 있어서는 안 된다.

최근에는 유영록 전시장이 뜬금없이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풍무역세권의 일부 부지에 대학을 유치하는데 있어서의 전말을 소개하면서 두 가지 문제를 시사했다. 하나는 일부 지역 언론에서 제기했던 사업투명성을 위한 공모를 하는 과정에서 실제 공모 이전에 유치하고자 하는 해당 대학을 이미 정해놓은 것도 부족해서 왜? 합의서를 작성했는가의 문제에 대한 설명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의 임기가 끝나고 10개월이 경과되었는데도 후임시장에게 충분히 내용을 설명했는데도 왜 후속진행을 안 하는가에 대한 압박일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김포시가 중요한 공사가 있는데 어떤 건설회사와 공사를 주기로 사전 합의서를 작성하고 공개경쟁을 한다면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계약법에도 안 맞고 상규에도 어긋난다. 계약을 담당해본 사람이면 가장 완전한 계약이 수의 계약이라고 말한다. 공개경쟁을 하면 능력부족의 회사가 낙찰받을 경우 공사 중 부도, 사업 지지부진 등 심지어 인건비 문제도 야기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반해 수의계약을 하게 되면 시공능력이 출중하고 자본이나 시공실적이 우수한 회사를 임의로 선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는 부실을 면할 수 있으나 공정성이 결여되었고 민주적 절차에도 어긋난다. 좋은 대학의 평가는 소수의 가려진 결정이 아니라 시민의 공론에 의해 평가되어야 한다. 대학은 시민들이 다닐 곳이지 시장이나 지도층 몇몇이 다닐 곳은 아니다. 시민에게 공개적으로 내놓지 못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평가액이 1천 7백억 원 상당의 김포시 재산인 토지를 제공하는 사업인 만큼 시민의 의견 청취는 당연하고 김포시 의회의 동의 또한 당연하다.

유영록 전 시장은 공모도 하기 전 해당 대학관계자와 합의한 문서행위가 앞뒤가 뒤바뀐 법에도 안 맞는 잘못된 행정행위임을 알면서도 마치 후임시장에게 떠넘기는듯한 종용하는 느낌을 주게 되면 시민들은 오히려 오해를 증폭시킬 수 있다. 오히려 조용히 묻히면 될 사안을 왜 뒤늦게 끄집어내었을까? 꼭 집어 합의문까지 써주었으니 대학 측이 고맙다고 학장이나 이사나 고위직들을 주겠다고 약속이나 한 것일까? 아니면, 내년도 총선에 나오기 위해 미적지근한 사안을 불식하기 위함일까? 하는 등등의 의심을 갖게 할 소지가 크다.

정치인들의 약속도 공약(空約)이 아닌 공약(公約)이어야 한다. 시민을 우습게 아는 정치인들은 결국에는 외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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