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환 과장
김포우리병원 외과

오래 서 있거나, 기침할 때 사타구니 부위가 불룩 튀어나온다면 사타구니 탈장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탈장이란 복벽을 구성하고 있는 복막이 복벽이 약해진 부위로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질환을 일컫습니다. 튀어나온 복막으로 복강 내 장기들이 밀려 내려와 불룩해져 보이며 눕거나 손으로 누르면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탈장은 한 해에 10만 명 이상이 진단될 정도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사타구니 탈장이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탈장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10배가량 잘 발생하는데 이것은 해부학적 구조 차이로 인해 남성의 서혜부 복벽이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탈장은 성인과 소아에서 발생하는 기전이 다릅니다. 성인은 약해진 복벽으로 복막이 밀려나오는 것이지만 소아는 고환이 이동한 통로가 잘 막히지 않아 구멍이 생겨 발생하게 됩니다.

탈장은 복압이 상승하는 조건을 가진 사람에게서 잘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천식 등으로 기침을 많이 하는 경우, 변비가 있어 배변 시 힘을 많이 주는 경우, 무거운 짐을 많이 들어 복압이 자주 상승하는 경우, 배에 복수가 차서 배가 부르고 압력이 높은 경우 등에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비만과 흡연 등의 요인도 복벽을 약화시켜서 탈장이 잘 생기게 합니다.

탈장은 별다른 통증이 없고 손으로 밀어 넣거나 자리에 누우면 자연스럽게 들어가기 때문에 치료를 등한시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방치하면 구멍이 더 커지거나 새로운 탈장이 생기기도 하고 튀어나온 장기가 끼어서 들어가지 않게 되거나, 점차 장기가 부어 혈류가 차단되어 장의 일부가 괴사하기도 합니다.

탈장은 이학적 검사로도 충분하게 진단할 수 있으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 확진하게 됩니다. 진단되면 약물이나 운동 등으로 자연 치유 되지 않으며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므로 탈장이 있다면 조기에 수술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과거에 이루어지던 개방형 탈장 수술은 통증이 심하고 수술 후 회복 기간도 오래 걸리며, 재발률이 15%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복강경 복막 외 접근 탈장교정술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 수술은 배꼽 아래쪽에 5~10㎜의 작은 절개 창 3개를 내 진행하는 수술로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통증이 적고 수술 부위의 만져지는 이물감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복벽 안쪽으로 인공 막을 설치하여 재발률이 매우 낮습니다.

탈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벽을 강화하기 위해 적절한 가벼운 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복압이 상승하는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합니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 과일, 야채 복용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변비가 있는 경우 변을 원활하게 보기 위해서 필요하면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탈장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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