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 찍기
오영록
쓱쓱 도끼날 갈 땐 나무만 생각하자
제 발등 찍힐 거라
그 누가 상상하랴만
내일을 아무도 모르듯, 찍어봐야 아는 법
사랑은 서로서로 믿음을 키우는 일
믿음은 알과 같이 마음을 모으는 일
그 어떤 충격에도 쉽게 깨지는 법
도끼가 맥도 없이 내 발등 찍었다면 실금이 있었는지
한 번쯤 돌아볼 일
내 마음 완벽했다고
확언할 수 있는지
도끼를 갈기 전
마음을 먼저 버려야 하지 않을까
[프로필]
오영록 : 머니투데이 신춘문예 당선,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묵시적 계약] 외
[시 감상]
4월이 시작되었다. 한 해의 1/4가 지나갔다. 새해 나와 굳게 약속한 것들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혹, 내가 내 발등 찍을 행위를 한 것은 없는지? 연말쯤 발등을 찍을 일들은 없는지? 깊이 생각해 볼 시간이다. 내 마음의 주인은 ‘나’인데, 발등을 찍을 것도 내 몫인데, 먼저 나를 버리고 그대를 먼저 배려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내 발등 찍을 확률에서 벗어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도끼보다 먼저 나를 버리는 일, 생각보다 쉽다. 실천해 보자.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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