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삭 
인천보훈지청 복지과

지난 해 9월 19일 체결된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가 시범철수 되면서 60여년이 넘도록 서로 총부리를 겨누던 곳에 경계의 얼음이 녹고 따뜻한 평화의 기운이 찾아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따뜻한 햇살을 비춰줘야 할 또 다른 곳이 있다.

바로 남북 간의 우발적 무력충돌 발생을 줄이기 위해 서해 5개 도서(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와 북한 황해도 지역의 중간선을 기준으로 설정한 '북방한계선(NLL;Northern Limit Line)'이다. 북방한계선은 1953년 8월 30일 마크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에 의해 설정된 이후 남북한 간의 실질적인 해상경계선 역할을 해 왔으나 서해가 군사적 요충지가 되면서는 북방한계선의 무효를 주장하는 북한의 도발로 많은 격전이 치러진 곳이다.

대표적으로는 연평도 근해에서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하고 우리 해군 고속정을 향해 기습 함포공격을 벌여 우리군과 치열한 격전을 벌인 제2연평해전이 있으며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경계 근무 중이던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 피격 사건, 그리고 연평도의 민간 시설을 포함한 군부대시설에 북한이 기습적으로 방사포 170여발을 포격하여 연평부대가 80여발의 대응사격을 실시한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등이 있다.

수차례의 격전 속에서 우리는 나의 가족과 사회 그리고 국가의 주권과 영토는 아무런 행동없이 단순히 말만으로, 또는 어떠한 기준선을 설정했다는 사실만으로 저절로 지켜지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다.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목숨을 건 행동과 많은 희생이 따른다. 제2연평해전의 고 윤영하 소령과 천안함에 탑승했던 46용사들 그리고 그 외에 언급하지 못한 수많은 호국용사들... 우리가 반드시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해야 될 이유이다.

제4회 서해수호의 날(2018.3.22.)을 맞아 행동으로 그리고 목숨으로 국토를 수호하다 서해에 잠든 호국용사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북방한계선과 서해의 격전지에도 하루빨리 따뜻한 봄 기운이 찾아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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