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안타까워 발버둥치고 울어도 늙지 않을 수는 없다. 삶이란 생로병사의 범위에서 사랑과 미움, 번민과 행복 등 복잡다단한 인간의 감정이 얽혀가며 살아가는 길고도 짧은 여행과도 같다. 어차피 죽는데도 욕심은 그칠 줄 모르는 탐욕으로 가득하고 욕망의 불꽃에 데워 죽는 줄도 모르면서 불나방처럼 달려든다. 노후의 정신은 작은 욕심, 작은 정성, 작은 베풂, 작은 열정으로 가야 순리다. 세상이 나를 이 세상에 살게 해 준 것에 감사하고 함께 잘 살아준 이 세상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조그만 정성의 표시라도 남겨야 사람답게 살았다 할 것이다. 그 정성의 표시는 각자 생각의 몫이다.  

100세 인생을 말하는데 누구도 반론을 하지 않을 만큼 수명의 연장시대를 받아들인다. 과학과 의학의 약진으로 인간의 수명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고 결국 우리가 예측하는 노년기는 예상보다 훨씬 길 수도 있다. 나이 50이 되면 퇴직을 준비하고 후반기 인생을 걱정한다.
부부는 자식에게 기대지 않고 잘 사는 방법을 숙의하고 현재 자신들의 건강과 재산, 능력들을 펼쳐놓고 진단과 처방을 나름대로 객관화시키면서 솔직하게 대화를 나눈다. 부부의 건강상태와 예방과 치료비와 적정한 운동, 소유한 재산으로 몇 년을 견딜 수 있는지를 먼저 측정하고 모자라는 돈을 기술이나 노동으로 벌 수 있는 돈을 보수적으로 계산한다.
노년은 무엇보다 큰 변수가 건강이다. 잘못 헛디뎌 발목 골절이 오게 되면 운동도 못하고 건강지수가 뚝 떨어지는 건 물론 계획된 노동 수입도 차질이 오고 반대로 병원비, 택시비 등 비용이 발생한다. 노년의 건강악화는 生老病死의 당연한 패턴이다.
늙어지는 노화에 따라 모든 신체기능과 장기들은 힘과 능력이 약해지고 쉽게 병에 노출되어 고통받게 되고 생명을 다하면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지당한데 사람들은 이러한 인생사의 인식을 피상적으로 받아들이려 애씀으로 죽는다는 사실을 왜곡한다. 누구도 어김없이 종착은 죽음인데 자신은 마치 죽지 않는다는 착각을 현실화시킨다. 노년대비 평가와 노년생활에서의 기본적 정신자세를 다시 한번 가다듬을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노년의 명예로운 삶
나의 지식은, 노동력이나 기술은, 나를 도와줄 자식이나 인척·친구 등 인맥은 노후인생설계와 경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먹고사는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또 하나는 개인의 보람과 성과를 열매 맺는 나의 존재감을 사회에 드러내지 않더라도 본인 스스로 자존감을 지켜내며 명예를 존중하는 삶을 산다는 것이다.
그런 연후에 가족을 화합시키고 어울리게 하며 주변의 인맥들과 동호회 등 함께 만나는 사람들과 친교와 인간적 우정의 나눔을 성행케 하는 삶이 보편적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인생의 모습이다.
노년의 명예는 지위나 허세가 아니며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이 아니라도 비난을 받지 않는 평범한 일상에서 자존감이 지켜지는 삶을 말한다. 노년에 접어들어 사회에 지탄받고 사람들로부터 배척받고 가정에서 존경받지 못하는 삶은, 지금까지의 명성과 품위, 인격이 한꺼번에 무너져버림과 노년의 시간적으로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상실되어 원치 않는 비극적 인생종말을 맞게 된다. 

일할 수 있는 나이의 현실화 대책 시급
노년의 평화와 복지는 일할 수 있는 나이를 연장시켜주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다. 고령자 천국 일본과 같이 현재의 근로자 정년 60세를 65세로 늘려나가고 OECD 최악 수준의 여성에 대한 차별적 저임금을 현실화시켜주어 남·여 공히 노년대비 능력을 키워 줘야 한다.
우리나라의 여성 임금은 남성 중위임금의 약 66% 수준에 불과하다. 여성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출산·육아와 이어지는 경력단절의 문제를 직장과 양립할 수 있도록 채용기업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부의 보조와 각종 인센티브들이 주어져야 여성 저임금 환경도 개선될 수 있다. 
평균수명 증가에 따른 노후대책과 인구절벽현상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시급한 정책의 요구다. 일에 대한 정년을 일본뿐 아니라 영국도 65세이고 미국은 70세다. 오히려 연령차별이라는 이유로 영국과 미국은 정년 나이를 폐지했다. 사람이 일할 수 있는 나이를 “가동연한”이라 한다. 사람마다 다르다. 건강이 미흡해도 숙련도가 높다면 일은 가능하다.
인간의 일은 행복의 절대적 조건 중의 하나다. 노년의 일이야말로 행복의 비결이다. 106만 명의 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근로소득자의 10%수준이다. 공무원부터 정년을 늘려줘야 국가적으로 파급효과가 살아날 것이고, 증가하는 국민연금 수급을 감소·연장시키는 효과거양도 있을 것이다.

환갑 이후의 꿈을 꿔라
직장에서 퇴직한 분들을 보면 한마디로 “팔팔하다”아직도 건강하고 얼굴도 팽팽하다. 마라톤 풀코스를 뛰고 지리산 종주 등산도 하고 조기축구, 배드민턴,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긴다. 예전 학창시절 꿈꾸었던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다시 도전하는 새로운 60세대의 등장이다.
기타를 배우고, 색소폰을 불고, 그림을 그리고, 웅변을 하고, 보고 싶은 책 일람표를 만들어 한 권씩 읽기를 해내가고, 연극도 하고 모델도 한다. 주어진 봉급만 받아봤으니 과일장사에 곱창집도 차려보고 생선장수도 한다. 할 일은 많고 하고 싶은 마음은 벅차다.
너무 치열하게 살지 말고, 경쟁자를 밟지 말고 서로 공생과 상생을 추구하며 사는 노년의 삶은 젊은 날과 달라야 한다. 여유 있고 배려있는 생활습관을 만들어내며 싸우고, 분노하며, 소리 지르지 말아야 한다. 불의와 압박에서만 정의롭게 분노할 줄 아는 게 노년이다. 

 노후의 비결
요즘 유행하는 노후대책의 최우선은 마누라에게 잘 보여 점수 따서 노후를 편히 지내는 게 일 순위이고 늦은 나이까지도 밖에 일이 있어 출근하여 돈 벌어오고 밥상 차리지 않도록 해야 매 맞고 쫓겨나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한화생명이 발표한 “은퇴백서”에 보면 참고할 사항들이 많다. 그중에 몇 가지를 정리해 보면, 은퇴 후에는 추가적으로 돈이 지출될 요소를 먼저 없애라. 노후에 있어 연금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명심하라. 투자는 절대 한 곳에 올인하지 말라. 노후에 망하면 재기란 없다. 자녀에게도 냉정해지고 대신 기댈 생각도 마라. 언제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니 건강이나 부채관리 등을 미리 대비하고 함께 노후를 친구처럼 보내며 서로 자문해줄 주변 사람들을 만들라는 충고는 새겨둘 만하다.
노후는 해마다 건강이 달라지는 것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난제들도 수시로 닥칠 수 있다. 노후의 비결 중 핵심은 건강관리와 부족함을 만족으로 여기는 소탐(小貪)이다. 인생의 후반이 행복해야 모든 인생이 행복했다고 자위하며 생을 마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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