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형다문화대안교육기관 지정... 관내 첫 중·고등학교 통합과정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사무총장 문용선 목사, 이하 행복나눔)이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으로부터 ‘2019년 위탁형 다문화 대안교육기관’으로 지정받았다. 기간은 2019년 3월1일부터 2020년 2월29일까지. 대안학교가 교육청에서 교육기관으로 인정받기 쉽지 않은 가운데, 김포시에서 중‧고등학교 통합과정으로 최초 지정된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 ‘행복나눔’은 2009년부터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의 돌봄과 교육, 상담 활동을 시작한 민간단체로 전국 규모의 단체이다. 김포시에 본부가 있으며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부천, 일산, 수원 등의 지역 100여교회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한국청소년행복나눔 문용선 목사

김포 내 첫 ‘다문화대안교육기관’ 위탁 지정

김포는 외국인을 비롯해 다문화, 이주민, 북한이탈주민 등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다양한 교육과 상담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있지만, 대부분이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어린 아이들이나 학생들에 대한 지원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거기에 이들에 대한 사회 인식도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다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회적 포용력이 부족하다보니, ‘낙인이론’까지 나온다.

이런 아픔을 겪는 아이들은 대부분 소외감을 느끼고 외톨이가 되거나 우울증을 겪게 된다. 이 가운데 15%가 자살충동을 느끼고, 실제로 김포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있었다.

‘행복나눔’이 다문화청소년에 대한 상담 및 교육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다. 다문화청소년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교육을 제공, 스스로 건강하고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딛었다. 해마다 2, 30명의 학생들이 이곳을 통해 교육을 받고 있으며, 학교 또는 관계기관에서 요청을 받고 단기 상담과 교육을 진행하는 학생들은 더 많다. 지난 2018년에는 약 500여명의 학생들이 ‘행복나눔’을 통해 교육과 상담을 받았다.

경기도교육청에서 ‘다문화대안교육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이 곳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검정고시를 치룰 필요가 없다. 또한 원래 소속된 학교에서 위탁을 요청, 과정을 이수하면 원 소속 학교의 졸업장을 받을 수도 있게 됐다. 문용선 목사는 “앞으로 교육과정, 커리큘럼 등 각 학교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도움이 절실한 청소년들을 위해 관내 학교를 비롯해 교육기관, 관계기관에 ‘대안학교 지정’ 사실이 많이 알려지기를 바랐다.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준비... 청소년 스스로 찾아나서는 행복

대안학교인 만큼 ‘행복나눔’에서는 이곳을 찾는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 오전에는 교과공부를 위주로 하고 이후에는 상담 및 스포츠, 음악 교육 등을 진행한다. 또한, 기업의 직업훈련‧교육과정을 체험하고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관내 학원에 등록,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인성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자신들이 직접 계획을 짜서 여행을 가기도 한다. 다문화 청소년들은 좀 더 특수한 상황이다. 언어문제가 가장 시급하기 때문에 한국어 교육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진행한다. 또한, 학교 적응을 위한 학습 수준 맞추기 및 심리치료를 병행한다. 운동, 여행, 음악 등을 통해 좋은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게끔 한다. 이 같은 과정 속에 청소년 스스로 삶의 목적을 찾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외에도, 관계기관에서 교육 및 상담을 위탁하는 경우도 많다.

이를 위해 ‘행복나눔’에는 함께 일하는 직원만 9명이고, 수업을 담당하는 강사도 여러 명 있다. 처음에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운영했지만,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이제는 시간당 강의료를 책정해서 지급하고 있다. 교육장소 확충을 위해 시청 앞에 제2교육관 공간을 마련했고, 가금리에는 학교건립을 위한 부지도 마련했다.

민간단체에서 감당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관내 기업 및 학원과 협약을 맺고 학생들이 직업체험을 비롯해 무료로 학원수업을 받을 수 있으며, 학업 외에도 음악, 미술, 운동에 재능이 있으면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의료지원이 필요한 청소년 또는 가정을 위해 김포우리병원과도 협약을 맺었다.

무엇보다 이번에 대안교육기관으로 지정받게 되어 도 교육청에서 1차로 약 3,600만원의 지원을 받게 됐고, 이후 추가로 지원을 받게 된다. 문 목사는 “안산시의 경우, 시에서 이 같은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포시에서도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 청소년에 대한 교육 및 돌봄에 관심을 갖고 지원이 확대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나누면 나눌수록 더 커진다는 말이 있다. 어려운 형편이지만 ‘행복나눔’에서는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에 교육지원을 펼치고 있다. 음악교육을 위한 악기제공, 장학금 지급 등 또 하나의 나눔을 만들고 있다. 그 나눔 속에 청소년들은 성장하고, 이들의 행복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이 ‘표어’가 아닌 ‘실천’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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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만남- (사)한국청소년행복나눔 사무총장 문용선 목사

“긍정에너지로 변화하려면 ‘교육’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청소년기 문제아였어요. 그래서 아픈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운동을 시작한 것이 삶의 터닝포인트가 됐죠. 1977년 국가대표 복싱선수로 선발되기도 했어요.” 운동을 하고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대학원에서는 상담학을 전공하고 올 여름, 박사학위 취득을 앞두고 있는 문용선 교장(65). 아이들의 마음이 아프고 방황하는 것은 아이들이 잘못하고 나빠서가 아니라, 어른들이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말한다. “청소년기 넘쳐나는 에너지를 제대로 발산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면 절도, 폭력, 폭행으로 잘못 발산하죠.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긍정에너지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해요. 교육이 흔들리면 비전자체가 없어집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을 넉넉하게 해주고 싶은데, 그렇지 못할 때가 가장 안타깝다는 문 목사.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 후원과 응원을 보내주는 사람들이 많지만, 도움의 손길에만 의지할 수는 없기에, 가능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을 위한 찬양콘서트’도 그 가운데 하나다. 문 목사는 인터뷰 중, ‘수학과 과학을 담당할 강사가 필요하다’면서 김포 지역 사회의 관심과 지원,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경력단절여성, 조기은퇴자, 청년구직자들에게는 경제활동이 될 수 있고, 그보다 더 큰 ‘보람’을 가져갈 수 있을 듯하다.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문용선 목사는 이렇게 답했다. “처음 돌봄을 시작했던 어린 학생들이 이제 대학생이 됐고, 군대에도 갔어요. 군대 가기 전에 인사를 하고 가는데, 쌈짓돈을 꺼내어 후원금을 내기도 합니다. 아이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고 있고, 그렇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게 진정한 ‘행복나눔’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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