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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 종점의 추억

종점의 추억

 

나호열

 

가끔은 종점을 막장으로 읽기도 하지만

나에게 종점은 밖으로 미는 문이었다

 

자정 가까이

쿨럭거리며 기침 토하듯 취객을 내려놓을 때

끝내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귀잠 들지 못하고 움츠려 서서

질긴 어둠을 씹으며 새벽을 기다리는 버스는

늘 즐거운 꿈을 선사해 주었다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얼마나 큰 설렘인가

서강행(西江行) 이름표를 단 버스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고 유년을 떠나갔지만

서강은 출렁거리며 내 숨결을 돋우었다

 

그곳에 가면 아버지를 만날까

이윽고 내가 서강에 닿았을 때

그곳 또한 종점이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내 몸에 잠들어 있던 아버지가

새살처럼 돋아 올랐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내가 말한다

이 세상에 종점은 없다.

 

[프로필]
나호열 : 충남 서산, 경희대학원 철학박사 수료, 시집[칼과 집]외 다수

[시 감상]
무엇보다, 이 세상에 종점은 없다는 말이 귀에 박힌다. 연말이다. 12월의 끝자락이다. 정말 끝자락인지 새로운 한 해의 시작점인지, 독자의 판단과 결정에 맡긴다. 단연코 12월 31일은 새해 1월 1일의 바로 전 날이다. 모두 새로운 매듭을 짓는 용기를 갖길 바란다. 내일이 매일 있다는 것, 그것이 행복의 화두일 것이다. 
[글/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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