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 매니저와 특수교육대상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마을이 모여 만들어가는 카페 ‘하울림’.

하울림 이영희 매니저. 카페는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개소 반년, 하울림 매니저 이영희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카페 소개를 해 달라.

하울림은 ‘경기마을교육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 사업으로 경기도교육청의 행정적 지원을 받고 있는 카페로, 장기동에 위치한 ‘새솔학교’ 학생 중 전공과(전문교육) 아이들 7명이 하루 1~2명씩 돌아가며 출근하고 있습니다.

‘실습 장소의 한계’란 문제점을 해소하고, 실무 경험 제공으로 학생의 취업을 돕기 위해 문을 열었으며 대인관계 형성 등 여러 가지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주문을 받고, 메뉴를 만들고, 서빙을 하고, 저는 곁에 서서 매장을 관리하고 보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는 카페 시설장으로 근무한 이력을 가진 바리스타로서 아이들에게 직접 커피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매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특히 매니저와 학생 간 친밀도가 높은 것 같다.

항상 즐겁습니다. 특히 학생들은 9시 출근임에도 7시 반부터 출근해서 손님을 맞고, 방학에도 자발적으로 카페에 나올 정도로 열의가 있습니다. 단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고, 한 친구는 기억력이 좋아서 카페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다 외웁니다. 또 어떤 친구는 성실하고 시키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장점이 있어 방문객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여기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카페의 학생들을 만나며 고정관념이 깨졌다’는 말이니, 학생들에게 얼마나 특별한 장점이 많은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원래 복지 분야에 관심이 있던 건가.

인생을 돌아보면, 커피에 대한 열정 하나로 백 미터 달리기를 하는 사람처럼 쫓기듯 살아온 것 같습니다.

올해 초 세웠던 계획은 세계바리스타챔피언에 도전하거나, 혹은 남아프리카에 가는 것이었는데 하울림의 취지를 듣자마자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도 함께해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저 역시 장애에 대해 막연한 거리감을 갖던 평범한 사람이었고, 그런 만큼 제 입에서 인권이라는 단어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학생들을 만나며 비로소 인권의 의미를 되새기게 됐고 하울림 식구들의 인권만은 지켜야겠다는 사명감까지 생기게 됐습니다. 이제는 장애에 대한 편견, 무례한 발언을 들으면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내게 됩니다.

-미룬 계획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하울림이 더 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는 일을 계속 할 생각입니다. 학생들이 장기적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저의 ‘새로운 꿈’이 됐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걸 알지만, 현장의 목소리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장기적인 시선으로 고려했을 때, 하울림이 타개점이 될 순 없습니다. 학생들은 졸업 후 사회로 나가야만 합니다. 사회에 그저 내쳐지지 않도록, 김포 내 학교, 관공서 그 어디든지 1명씩만이라도 장애인을 고용한다면 많은 어려움이 해소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큰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하울림에 방문해 아이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청소, 사무보조 등 아이들이 잘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장애인의 안정적·장기적 일자리 창출을 지향해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직접 모과·유과청을 담그고 인테리어, 식자재 등을 구입하는 등 각 분야에서 힘을 모아주시고 계시는 하울림 학부모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학부모님, 교육청, 교직원 등의 노력이 모여 반 년 동안 무사히 카페가 운영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 하울림은 메뉴 개발 및 이벤트도 부지런히 진행하고 있는데, 할로윈데이 때는 단팥죽을 선보였고 12월인 지금 학생들이 매개로 나서 교육청 직원에게 커피를 전달하는 ‘마니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카페 카드를 만들어 원활한 계산이 가능하게 하고, 학생의 아이디어로 주문 기록부를 만들어 손님이 몰려들어도 당황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점차 우리만의 체계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하울림이 궁금하다면, 언제든 방문해 보세요.

 

한편, 새솔학교 황대섭 교감 역시 새솔학교의 궁극적 목표는 학생들을 '월급을 받고 세금을 내는 사회인'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 후 직장에 들어간 아이들이 다시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습 장소와 현장과의 괴리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외부에서의 카페 운영을 시도했으며, 교육청이 취지를 잘 이해하고 있기에 학생들이 훨씬 편하게 근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하울림이 취업의 중간 다리가 됐으면 합니다. 더불어 사회적협동조합이 카페로 끝나지 않고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저마다 갖고 있는 다양한 역량을 활용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내년도 안전한 학교,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학교가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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