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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든 한 문장] 한용석

‘글씨란 인생 그 자체‘

- 오가와 이토 『츠바키 문구점』 중 -

한용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포시협의회
청년위원장
(주)부일환경 대표이사

하얗게 비어있는 여백의 종이에 한 글자 한 글자 수놓듯 채워가는 글씨가 한 문장을 이루고, 그 문장이 문맥과 조화를 이루어 한권의 책으로 완성되어가듯이 책이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과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하나인 듯 상통한다. 전자메일과 메신저 등, 빠르고 간단하게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소셜 네트워크 시대는 분명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시대이지만, 본연의 모습은 사라지고 허상과 거짓으로 남에게 보여 지기 위한 가식의 연출에 나는 가끔 불편함을 느낀다.

“당신이 차마 보내지 못한 편지, 츠바키 문구점에서 대신 써드립니다.” 라는 글귀에 나도 모르게 사버린 책. 책 속 편지의 일부분에는 “솔직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야. 때로는,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있고. 그러나 자신에게는 거짓말을 하지 않길 바란다. 솔직하게 살아주렴.”

내가 내 자신에게도 해 주고 싶은 말이다. 오가와 이토의 소설 츠바키 문구점은,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대를 이어 문구점을 운영하게 된 대필가 하코토의 이야기로 의뢰받은 편지를 사연에 적합한 질감의 편지지와 글씨체, 그리고 필기구와 우표, 봉합도장까지 정성껏 장인의 정신을 다해 편지에 담아낸다. 글씨로써 누군가의 행복에 도움이 되고 감사를 받는 일, 대필가라는 직업에 순수한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하코토는 마지막 편지로, 돌아가신 선대인 할머니에게 대필이 아닌 본인의 편지를 전하게 되는데, “당신은 늘 말했죠. 글씨란 인생 그 자체라고. 나는 아직 이런 글씨밖에 쓰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틀림없는 내 글씨입니다.” 글씨를 잘 쓰든 못 쓰든, 글이 어설프든 말든 조금 서툴고 완전하지 못하더라도 부끄러워 할 이유가 없다. 부족한 글씨와 완전하지 않은 인생이라도 스스로에게 진지하고 솔직한 삶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것은 틀림없는 내 글씨인 것처럼.

<구성 :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회장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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