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돈행 
김포신문 부사장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3초에 1명씩 치매 환자가 생겨나 신규 환자가 매년 1,000만 명씩 늘어 이미 5,000만명에 육박하면서, 비만과 함께 국제적 공동대응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베이비붐세대의 노령화와 저 출산 사회 그리고 삶의 질 향상 등으로 이미 고령사회에 돌입하여 그 속도가 급속하게 상승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노인인구 749만명 중 치매환자는 12분에 1명씩 발생하여 70만 명으로 제주도민보다 많고, 평균 생존율은 12년이며 성별로는 여자가 남자보다 2.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 인지장애자까지 포함하면 노인 10명 중 4명꼴로 고개만 돌려도 치매환자를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2050년에는 271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노인 7명 가운데 1명꼴로 치매 환자가 되는 셈이다.

 

치매란 라틴어의 ‘정신이 없는 것’이란 의미로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지적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질병으로 일단 정상적으로 성숙한 뇌가 후천적인 외인에 의하여 손상 또는 파괴되어 전반적으로 인지기능과 고등 정신기능이 떨어지는 복합적인 증상을 말한다. 주로 노년기에 많이 생기며 심장병, 암, 뇌졸중에 이어 4대 주요 사인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신경 질환으로 구분되고 있다.

 

문제는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개선 및 환자에게 들어가는 경제적, 사회적 손실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국회 예산처의 전망을 보면 치매환자 1인당 연간 관리비용은 이미 2천만 원을 넘어섰고, 2050년에는 3,929만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어 연간 106조 5,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매년 소요된다.

 

아직은 미풍양속이 남아있어 그런지 요양시설 이용자는 80대 이상을 제외하고는 20%를 넘지 못하고 있으며, 장기요양보험혜택을 받아 요양원에 입원할 경우에도 월 50~70만원을 자부담해야 하고 요양병원은 80~250만원의 비용이 발생되므로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 견디기 힘든 심리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은 한 개인이나 가족의 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은 없다고 알려져 있으며 주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몰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예쁜 치매와 미운 치매가 있다고 한다. 예쁜 치매는 정신이 나갔다 들어왔다 하더라도 가족들을 너무 힘들게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치매로, 필자의 어머니께서도 다행히 예쁜 치매를 앓으시다 돌아가셨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그 사정에 대하여 잘 알고 늘 감사하게 생각하며 그리워하고 있다.

 

얼마 전 유명가수의 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노부모를 감당하지 못해 동반자살 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는데 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다. 이처럼 부부와 부모자식간의 연이 끊어지고 가족이 해체되는 등 무서운 고통을 안겨다 주고 있는 우리시대의 슬픈 자화상이자 작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치매를 망령, 노망이라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100세 시대의 예약된 손님” 이라고 한다. 긍정적인 생각과 조기 발견 및 사전예방이 중요하며 건강한 생활습관과 가족의 사랑이 가장 좋은 약이 된다고 한다. 작은 식물도 키우면서 운동. 노래. 그림도 그리며 작은 행복을 찾는 습관을 들이면 건강과 함께 뇌도 즐거워지면서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이 있듯이 고령의 자식이 초 고령의 치매부모를 돌보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요양시설 및 전문 인력을 확충하여 적은비용으로 가족들이 맘 편히 생업에 종사하면서 치매를 극복할 수 있는 공동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경험상으로 볼 때 자주 뵙지 못하는 자식은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후회 없이 사후에 가슴에 무거운 짐을 지고 사는 일이 없도록 살아생전에 자주 찾아뵙고 효도하는 것이 어떨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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