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부킹
추프랑카
등 뒤로 윗입술이
눈앞에 아랫입술이 와락,
가을의
붉은 혓바닥이 단숨에 날,
화끈한 이 사내
밀쳐낼 것 뭐?
가슴 널널한 사내에게
뺄 일 뭐?
때로는, 너 따위
던져버리고!
[프로필]
추프랑카 : 경북 달성 출생, 2017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시 감상]
가을이 성큼 왔다. 그리고 간다. 새벽이면 먼동이 트는 어디쯤 겨울이 외곽부터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가을은 버리는 계절이다. 일, 일상, 관계, 계절, 이 모든 것을 버리다 보면 가을을 낯설어하는 내가 보인다. 알몸이다. 작은 온기 하나에도 충분히 눈시울 젖을 수 있는 계절에 딱 하루만이라도 불현듯 떠나보자. 그 길에서 그만 놓쳐버린 나를 만날 수 있다. 모호하게 실종된 나에게 손 내밀어 나를 일으켜 세우자. 지금 이곳의 나를.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