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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둘레길, 함께 여행하실래요”
  • 김주현, 박윤진 기자
  • 승인 2018.10.1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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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스스로 정신’과 ‘마을교육공동체 정신’을 기반으로 한 경기꿈의학교가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들었다. 방과후형, 계절형, 쉼표형, 토요형, 혼합형 등으로 시작한 경기꿈의학교는 2016년에 들어서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 학교’와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 학교’, ‘마중물 꿈의 학교’로 분류됐고, 2017년에 31개 시 군 중 22개 시 군이 참여, 2018년에는 28개 시 군에서 지원하여 현재 1,100여곳의 꿈의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김포에서 역시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 학교’ 22곳,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 학교’ 12곳, ‘마중물 꿈의 학교’ 4곳 등 총 38곳의 꿈의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38곳의 꿈의 학교는 음악, 영화, 과학, 환경, 리더십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교육에 뜻을 둔 이들이 학생들과 함께 형성하는 학교인만큼 특화된 프로그램이 돋보이나, 홍보 및 모집 시스템이 좀 더 체계화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모이고 있는 현재다. <편집자주>

 

 

지역 숨겨진 길과 의미 찾는 ‘우리동네둘레길’ 꿈의 학교

길 찾아 떠나는 탐방, 탐방 사진으로 도록 만들기까지

교사와 학생이 함께 동네 길을 걸으며 지도를 만드는 꿈의 학교가 김포에 있다.

지역민이든, 이방인이든 누구나 산책하며 운동할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길.

그런 길을 찾는 꿈의 학교가 올해 ‘우리동네 둘레길’이라는 이름으로 개교했다.

오랫동안 기자 활동 및 진로 교육 활동을 진행해 온 허신영 교장은 기획단계에서부터 ‘길’에 집중했다고 전한다.

“우리 동네로 누군가 여행을 온다면, 산책하고 운동할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꼭 맛집만 찾으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제주도 같은 유명한 둘레길도, 누군가 애정을 갖고 이름을 붙이기 전까지는 그저 길이었죠. 그런 길을 찾아내고 싶었어요.”

어려운 학생 모집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초등학교장을 직접 찾아가 사업 계획을 밝힌 허 교장은 올해 5월 23명의 학생들과 탐방에 나섰다.

 

학생과 직접 등산, 표지판·지도 제작

허 교장이 학생들과 함께 찾은 첫 번째 장소는 고촌읍 옥녀봉이었다.

고촌 옥녀봉은 애초 ‘당산미’라 불렸는데, 1919년 서울 3.1 운동이 일어난 이후 고촌 사람들이 뜻을 모아 만세 운동을 일으킨 장소로 알려져 있다.

고촌읍 노을 공원에서는 매년 3월 24일, 과거의 만세 운동을 기리는 기념식을 개최, 지역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역사적 유적지인 당산미의 이름은 잊히고 언제부턴가 옥녀봉으로 불리고 있다.

허 교장은 잘못된 이름을 바로잡고 당산미에 둘레길을 만들어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탐방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은 결코 단순한 작업이 아니에요. 정상까지 한 번에 올라가면 의미가 없으니, 아이들과 조를 짜 직접 걸어보며 등산하기 좋은 코스를 찾았어요. 길목마다 스토리를 붙여 보며 걷고 싶은 길을 만들고 거리를 쟀어요. 정상에서 소나무 숲까지, 또 소나무 숲에서 안골까지 방향·거리 표지판을 만들었죠. 처음에는 힘들게 표지판을 매달다가 그다음엔 빵 비닐봉지를 묶는 빵끈을 이용해 표지판을 묶었어요.”

애써 만든 표식이었지만, 어느 날 보면 사라진 상태일 때도 많았다고.

그럼에도 꿋꿋하게 작업을 이어간 ‘우동둘’은 그간의 조사를 토대로 지도를 제작했다.

당산미를 시작으로, 우동둘은 고촌의 보름산 미술관, 아라뱃길, 강릉 김씨 시조 김문취 등을 탐방했다. 나아가, 고촌에 위치한 5대 성씨(강능 김씨, 남원 윤씨, 영천 허씨, 경주 임씨, 백천 조씨)의 집성촌에 궁금증을 갖고 그들이 한 곳에 모이게 된 이유를 연구하는 등 활동을 진행했다.

꿈의 학교 '우리동네둘레길' 허신영 교장선생님

활동 사진으로 도록 형성 준비, 전시 부스 예정

허 교장은 아이들의 활동에서 그치지 않고, 탐방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을 사진으로 남긴 후 스토리를 입혀 책자로 남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간 아이들과 활동하며 찍은 사진만 600여 장이더라고요. 처음엔 사진을 이용한 도록을 만들려고 했어요. 그러다 한 번은 사진을 출력해서 아이들에게 나눠 주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쓰게 했는데, 생각보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어요. 길에서 조개껍데기를 센 일, 힘들게 정상에 올라가서 우동둘을 외친 일, 좋은 일 한다며 시민에게 칭찬받고 함께 사진 찍었던 일 등 추억이야기가 끝날 줄 몰랐죠. 우리는 그렇게 스토리가 있는 도록을 만들기로 했어요.”

도록 뿐 아니라, 당산미의 둘레길에도 다섯 가지 스토리가 붙는다. 표지판에도 정상까지의 거리와 스토리가 함께 기입된다. 이를테면 ‘이 길은 00년 누가 횃불을 들고 지났던 길입니다’ 하는 식이다. 길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우동둘 측은 기대하고 있다.

우동둘은 지금까지의 활동 기록을 활용해 청소년 영화제에 참여,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동둘은 11월 10일 개최될 진로박람회의 사진 전시 부스를 준비중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도슨트로 참여해 방문객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허 교장은 아이들이 조를 짜고 해설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고 근황을 밝혔다.

“고마운 건, 아이들이 이곳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는 거예요. 길을 가다보면 누가 묻지 않아도 ‘저희는 우동둘이에요!’ 외쳐요. 더 재밌는 동네, 역사가 깊어 자랑스러운 동네를 만들고 있다는 만족감이 큰 것 같아요.”

허 교장은 이처럼 많은 결실을 맺고,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하게 된 비결은 ‘놀이터 같은 학교’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이곳이 놀이터라고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옵니다. 그러다 보니 저 역시도 놀러 간다는 기분으로 아이들과 함께 한 것 같아요. 경쟁하고 기죽을 필요 없이 함께 놀면서 공부하는 기회는 흔치 않죠.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하고 싶어요. 그 때는 규모를 좀 더 키워 많은 아이들과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 바람이 있네요. 또 고촌 외의 곳도 방문해 체험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우동둘의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

 

김주현, 박윤진 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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