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엽서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 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 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 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프로필]
안도현 : 경북 예천, 동아일보 신춘문예, 이수 문학상, 시집[간절하게 참 철없이]외 다수
 
[시 감상]
사랑이라는 말은 많은 사람의 화두였다. 삶이라는 말과 더불어, 삶과 사랑은 공식이 아니기에 정답이 없다. 정답이 없다는 말은 무엇이든 정답이라는 말도 된다. 긍정의 관점에서 보면 없다는 것은 있다는 말이 된다. 본문의 내용처럼 사랑이 낮은 곳에 있다는 말은 누구나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니, 사랑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쉬운 말이다. 줘야 받는다는 말. 절대 먼저 받고 주지 말자. 못 받아도 줘야 한다. 그게 사랑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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