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근 
김포시의회 의장(전)

자린 고비 정신으로 예산 편성해야

민선5기가 시작된 지 2개월이 지나고 있는 무렵(2010년 9월) 추가 경정안이 의회에 제출되었다. 의회의 역할이 많이 있지만 예산 심의는 의회의 꽃이라 불리고 있다.
 
시장이 편성한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할 경우 사안에 따라 원안 통과, 일부 삭감, 100% 삭감할 수도 있다. 필자는 시민들이 한 푼, 두 푼씩 낸 세금이 낭비성, 선심성 예산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시장실 이전비 2억1100만원의 예산안을 보고 자린고비의 교훈이 생각났다.

먼 옛날 한 영감이 돈에 대한 한을 풀고자 지독한 구두쇠 역할을 했다. 짭짤한 굴비 한 마리 사다가 천장에 매달아 놓고 밥 한 술 먹고 반찬으로 굴비를 쳐다보았다(1탄)

이를 본 며느리가 아버님 그리하면 돈을 모을 수 없다며 굴비 장사가 오자 며느리는 굴비를 사지 않고 만지작만 하였다. 며느리는 굴비 만진 손을 집에서 씻었고 그 물을 큰 솥에 넣고 끓여 많은 식구들이  배불리 먹었다 한다(2탄)

이를 본 이웃집 아주머니는 굴비 장사가 오자 굴비 만진 손을 씻고 그 물을 공동 우물가에 부으면 동네 사람들은 일년 내내 고기국을 먹을 수 있다 했다(3탄)

이렇게 자린고비의 교훈은 돈의 중요성을 일께우게 하고 있다. 더구나 김포시 예산은 시민들이 낸 혈세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실물경기, 내수침체로 의정비 동결

선거 공약을 이행한다는 명분 때문에 시장집무실 이전비용 2억1100만원의 예산안이 제출된 것이다. 당시 성남시 호화 청사가 논란이 될 시기였고 실물경기와 내수침체등 경제가 어렵다고 할 때이다. 김포시의회 역시 함께 고통을 나누고자 의정비를 동결하였다.
필자는 두 번째 5분 자유발언 마이크를 잡았다.
 
불과 1년 전 전임 시장이 3천6백만원의 예산으로 리모델링하여 완벽한 집무실을 두고 2억11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시장실을 이전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었고 시민들의 세금을 이중 삼중 낭비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무조건적 공약 이행에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 시급한 것은 시장이 공약한 서울 지하철 9호선 김포 연장, 시네폴리스 조기 추진, 한강신도시 문제 등 산적한 현안문제를 해결하라 촉구하며 시장의 집무실이 1층이면 어떻고 2층이면 어떠냐며 시정 운영에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으로 시민을 배려하는 행정과 공무원들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우리 속담에 큰 북에서 큰 소리가 났다는 말처럼 큰 생각 큰 행정으로 집무실 이전 예산을 자진 철회하라는 취지로 5분 자유 발언을 하였고 각 지역 언론들도 앞다투어 기사화 하였다.

결국 시장실 이전 비용은 전체 의원의 동의로 삭감으로 결론이 났지만 모든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데 최종 결정하는 책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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