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가 날 때 공교롭게도 배나무의 배가 떨어졌다. 배나무 주인은 배가 바람에 떨어졌는지? 상해서 떨어졌는지?를 모르고 까마귀가 배를 쪼아 떨어뜨렸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요즘은 까마귀보다 까치가 배밭의 원흉이다. 잘 자라 농익은 배만 골라서 몇 번씩 부리로 쪼아 먹기에 상품가치가 없어진다. 오해 사기 쉬운 경우를 빗대서 “배나무 밑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 “참외밭에서는 신발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는 격언을 우리 조상들은 선비의 도로 여겼을 만큼 행동에 확실한 모범을 보였다.

선비의 도는 명쾌하여 “백로야 까마귀 노는 곳에 가지 마라”하고 나쁜 무리와의 상종 자체를 금기시했다. 오늘날에는 선거를 통해 당선되는 직위에 있는 사람이나 공공의 직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오해를 살 수 있는 언행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그렇게 모범을 보여야 일반인들도 수범을 따라 한다.

신도시의 모델도시로 만들었다는 장기지구는 사실상 장기지구만 준공되어 거주할 때는 주차에 불편한 도시가 아니었다. 그러나 신도시가 들어서고 인구가 폭증하면서 장기지구 4거리를 중심으로 대형건물들이 들어서고 상가가 세워지고, 소위 먹자골목이라는 음식상가들이 세워지면서 먹자골목을 중심으로 주차난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김포시가 LH공사와 주차수요에 대비한 주차장을 충분히 확보하는데 소홀함도 있었지만, 설상가상으로 먹자골목에 건립된 건물들이 분화하기 시작했다. 1층 음식점이 2개로 증가하면 차 소유자가 둘로 늘어날 수 있다.

2층·3층·4층에 방을 2개로 쪼개기를 해서 임대를 주면 총 8대의 차량으로 늘어날 수 있다. 건축주는 건축허가 후 방 쪼개기로 이행강제금을 물지만, 실상 문제점은 예기치 못한 건물 자체의 주차수요와 1층 상가에 찾아드는 차량으로 혼잡도가 상상외로 높아지면서 신도시의 대표적인 먹자골목은 밤마다 주차전쟁을 치른다.

낮에도 주차의 용이성은 떨어지지만 간신히 교행이 자유로운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먹자골목 내에는 2개의 공원이 있다. 이곳에 지주식 건물 주차장을 만들고 옥상에 공원을 만들 수도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먹자골목 아래 중앙공원의 근접한 일부 하부를 대형주차장으로 만들 수도 있다. 김포시가 불법을 이유로 강제이행금만 걷어갈게 아니라 적절한 주차 대안도 제시해줘야 공평하다.

2014년 주차민원이 폭주할 당시 전임 김포시장은 자신의 친형이 운영하는 H 대형 한우식당 앞의 상업부지에 공영주차장을 개설했다. H식당만 전용으로 사용하는 주차장이 아닌 만큼 비난의 대상은 아니다.

다만, LH공사로부터 물납으로 받은 해당 토지가 고층으로 올릴 수도 있고 생산성을 대량으로 유발할 수 있는 상업부지인 만큼 값도 비싸고 활용도도 높은 토지다. 굳이 이런 조건을 갖춘 토지를 인근 지역에 공영주차장도 있고 마트 주차장도 있고 교회 주차장도 있어 주차난이 비교적 적은 곳에다 주차장을 만든 것은 “오비이락”일까! 를 생각하게 한다.

현 집행부가 토지 목적에 부합하는 용도로 사용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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