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예술
[나를 흔든 한 문장] 공승자

啐啄同時 (줄탁동시)

공승자 
시향 시낭송
아카데미 회원

1950년대 피난시절, 그 당시 부산에서는 꽤 명성 있는 부산여중에 합격했다. 기쁠 것이 없던 그 시절, 교육열이 강했던 아버지는 춤을 출 정도로 기뻐하셨다. 나는 구덕산 기슭의 구멍이 송송 난 소나무 판대기로 지은 가건물에서 꿈을 키워 갔다. 까만 주름치마에 흰 세일러복이 멋있어 보이던 그 시절, 입학하자마자 만난 담임선생님은 서도(書道) 선생님이셨다. (그때는 서예(書藝)를 서도(書道)라 했다.) 근엄 하시면서도 참 자상한 선생님이셨다. 서예 시간이면 10분간 명상하고, 정성스럽게 먹을 갈아 붓글씨를 배웠다. 그 영향으로 70이 훌쩍 넘은 지금도 붓글씨를 쓰고 있다. 당시 서도선생님의 가르침 중에 <啐啄同時>를 지금도 나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啐 또울줄 啄 쫄탁 同 같을동 時 때시

 어미 닭이 21일 동안 알을 품고, 때가 되어 안에서 병아리가 껍질을 쪼면, 어미닭이 그 소리를 듣고 밖에서 껍질을 쪼아 병아리가 세상 구경을 하게 된다. 스승이 끌어주고 제자가 잘 따르면 바른 생활을 하게 되고 삶의 지혜를 얻어 성숙한 사회의 일원이 된다는 뜻이다. 가장 이상적인 사제지간의 관계를 비유한 말씀이다. 그 후 스승님의 교훈을 가슴에 담고, 나는 교단에 서게 되었고 많은 제자들을 사랑으로 길러 냈다.
 돌이켜 보면, 미숙하고 부끄러움도 많았지만 보람찬 청춘을 보냈다고 자부해본다. 이제 손자, 손주에게 「줄탁동시」의 의미를 전해준다. 이 짧은 글을 볼 때마다 60여 년 전, 스승님의  잔잔한 미소가 오늘을 사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구성 :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회장 이재영>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포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뉴스
  • 1
  • 2
  • 3
  • 4
  • 5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