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가 된다는 것은, 내가 벌인 일들을 조금씩 통제하는 것

▲ 최박미란(김포가정폭력상담소장/표현예술심리상담사)

자신을 사랑하고 치유하는 방법으로, 약이 되는 음식에 이어 두 번째로 동작치유를 만나본다. 김포에서 표현예술 심리 상담과 가정폭력 상담을 하고 있는 최박미란 소장을 통해 동작치유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동작치유 프로그램과 트라우마의 치유는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몸을 움직이다 보면 내면의 깊은 곳에 있는 상처나 잠재의식이 되살아나서 거부하거나 저항하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하고, 신체의 표현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만나게 되는 경험을 한다. 그래서 몸과 마음의 치료가 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동작치유에서의 움직인다는 것은 댄스보다는 내 몸을 표현하는 것에 가깝다. 사람은 육체를 가지고 있는 영적인 존재다. 마음, 영 이런 것이 실체화된 것이 몸이다. 결국 우리가 하는 이런 것들이 다 영적인 활동이고, 이것이 그동안 동작치유를 하면서 얻은 통찰이라고 한다.

“저의 욕구도 동작치유를 김포지역에서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리고 춤도 같이 추고 싶고, 마음의 운동 이런 것들에 잘 접근할 수 있고, 돌봄이잖아요. 사람들은 안정을 원하면서 또 새로운 것을 계속 원해요.” 특히 치유장면에서는 자기 본연의 그것과 줄을 대어 맞닿는 그런 표현을 하게 된다. 그걸 하게 만드는 것이 동작치유 프로램이다. 미술가는 그림을 잘 그려야하지만, 표현예술 치료사는 춤이나 그림으로 자기표현을 있는 그대로 하는 것이다.

▲ 집단 동작치유 시간에 그림으로 표현하기 코너

“자기표현을 하는데, 그 사람 안에 어떤 색깔이 있는지 아무도 몰라요. 그런데 그걸 표현하면서 저사람 죽이고 싶어 이러면서 표현을 하면, 그걸 죽이고 싶다로 끝나지 않고 자기를 돌보는 칼춤을 추고 자기만의 영혼의 공간이 생겨요.” 그렇게 반응적으로 한 행동이 예술이 되지만, 누구한테 평가받는 것은 아니고 그냥 나의 표현이 된다. 그러면 이것이 엄청난 지혜가 되고, 존재 자체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늘 평가받고 왜 이런 색을 썼는지 설명해야 하고, 이렇게 그리면 안 된다고 간섭받는 삶을 산다. 하지만 동작치유 과정에서는 본연의 자기표현을 오롯이 하고 수용하면서 그냥 가는데, 놀랍게도 치유가 된다.

사람은 어떤 상황에 압도되면, 그 상황 속으로 매몰되면서 고통을 받는다. 치유가 된다는 것은 자신을 압도했던 것으로부터 떨어져 나와서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면서 점차적으로 수용하게 된다. 자신이 병이 들고 힘들다는 것은 수용하지 않고 거부하는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것을 겪으면 안 되고, 맞고 살면 안 되고 사기당하면 안된다고 하는 것이 있어요. 내 남편이 날 속이고 외도를 하면 내가 죽을 것 같은 거죠. 그래서 치유가 필요하고, 시간도 필요해요. 저는 그걸 돕는 겁니다.”

동작치유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를 다룬다는 것이다. 몸을 다룬다는 것은 몸의 어디가 아픈데 이렇게 다루는 것도 있지만, 곧 몸이 마음의 저장소이기 때문이다. 신체 심리학에서는 몸이 아프면 어떤 냄새 때문에 감정이 촉발되기도 한다. 갑자기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울기도 하는데, 몸에 저장이 되어 있어서 건드려지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다.

▲ 동작치유 프로그램중 의견 나누기를 하는 시간

최 소장은 동작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그런 분들을 빠르게 돕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속도감 있고 역동적으로 진행하고, 직접 몸을 부딪쳐서 느껴보게 한다. 치유가 된다는 것은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나에게 오는 것들, 내가 벌인 일들을 감당하기 힘들지만 조금씩 통제하는 것이다. 나는 못한다고 하다가 점차 나는 프라이드가 있고 쓸모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주부들은 특히 애 낳고 산후우울증 겪는 사람들은, 직장 생활하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남편만 바라보고 살다보면 삶이 너무 축소된다. “설사 본인이 경제활동을 안 하고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하더라도, 존재로서 자기 공간을 마련해가면서 살고 있잖아요. 특히 30대 주부 여성들이 많이 받으면 좋아요. 대체적으로 나이 많은 여성들을 20년 넘게 계속 만났어요. 그게 가장 익숙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2년마다 한국 인권강사 교육을 하는데, 이곳에서도 동작치유 프로그램을 8~10시간 교육을 하는데 프로그램이 알차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권 강의를 하려면 자기부터 보고 돌볼 줄 알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 소장은 여성 인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여성주의 상담 연구회의 이사로, 끊임없이 여성주의 상담을 공부하면서 총체적으로 예술치유를 접목했다.

동작치유 프로그램은 총 10회 이루어지는데 주 1회 2~3시간씩 진행하며, 참여 인원은 모임에 따라서 8~30명 이상이 되기도 한다. 프로그램 내용은 참여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여 창조적이고 유연하게 변형이 가능하다.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을 원한다면, 역동적으로 춤을 출 수 있는 왈츠나 좋아하는 댄스를 넣을 수 있다. 동작치유는 몸짓과 그림을 통해 자유롭게 표현을 하는데, 대학생을 위한 동작치유 워크숍, 성인여성 동작치유집단 등으로 대상에 따라 특성화된 프로그램으로 실행된다. 집단참여 프로그램이 부담되면 소규모나 일대일의 동작치유 프로그램도 상담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으로 댄스테라피가 있고, 무용동작으로 마음을 치유하기 등으로 점차 몸과 마음의 만성질환을 새로운 방식으로 치유하려는 움직임과 시도가 국내외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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