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왕룡

‘축복의 땅 김포!’
김동식 시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김포 곳곳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말이다.
다분히 종교적 취향이 풍기는 이 구절이 얼마나 시민들의 공감대 위에서 제시된 말인지는 모르겠다. ‘축복’이라는 거창한 말에 담긴 구체적 뜻이 무엇인지 나는 아직도 모른다. 이 말이 김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아니면 김포 미래의 청사진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지만 시청 주변에 그 누구도 이 말에 답해주는 사람은 없다.
전임 시장 때의 ‘내사랑 김포’에서 현 김동식 시장 출범과 함께 내 걸린 ‘축복의 땅 김포!’라는 슬로건의 변화에 담긴 뜻은 과연 무엇일까? 신도시 개발 찬반문제, 지역 난개발, 교통문제 등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화급을 다투는 문제들 위에 ‘축복’이라는 두 글자가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어 보인다.
시민들의 빗발치는 함성은 ‘당장 이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으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적어도 주민들의 요구사안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 이해의 바탕 위에 미래에 대한 비전제시가 있어야 한다는 외침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주민들의 요구에 답하기 위해서는 ‘저 낮은 곳을 향하여!’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장으로 내려와 넥타이 풀어 제치고 막걸리잔 기울이며 주민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자세가 아쉽다는 말이다. ‘굴절버스 논란’이나 ‘변전소 부지 이전 해프닝’은 누가 뭐래도 탁상행정의 전형적인 본보기이다. 시청 홈페이지를 한 번 들어가 보라. 오늘도 애타게 문을 두드리는 시민의 소리에 ‘검토중’이라는 신물나는 소리를 확인하는 것도 이젠 지겹다.
새해에는 덜컹거리는 출퇴근 시내버스 안에서 함께 부대끼며 너털웃음을 나눌 수 있는 시장의 모습을 보길 기대해본다.
<풍무동 월드메르디앙아파트 입주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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