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민용

지난해 11월29일 김포시 급식조례제정을 위한 심포지움에 자리하신 시장님을 보면서 큰 기쁨을 얻었습니다. 대개의 자리가 그렇듯이 토론회나 공청회 등에서 기관장들이 인사말을 하고 자리를 먼저 뜨는 것에 비해 그날 시장님은 두시간이 넘는 심포지움에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하셨습니다. 이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좋은 급식을 먹이고자 하는 시장님의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또 올해 교육경비보조금의 대폭적인 확대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공교육에 대한 올바른 관계를 보여준 훌륭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김포시가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선정한 ‘청소년에게 좋은 환경’ 지방자치단체 전국 4위에 선정되었다는 것도 김포시의 청소년정책이 결코 타 자치단체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시만단체의 반대 속에서도 강행된 지역 명문고 선정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님이 위원장으로 있는 교육발전협의회는 반대의견을 무릅쓰고 ‘입시명문고’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명문고의 실현은 각 학교의 자체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주민의 세금으로 집행될 사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1월의 관내 고등학교 입시에서 동지역을 제외한 면단위 고등학교는 모두 신입생 정원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였습니다. 이는 동지역과 면단위 지역의 교육여건의 차이와 학부모의 인식에서 오는 예상된 결과였습니다. 그런데도 시는 평준화 비적용지역으로 이미 차별화되어 있는 관내 고등학교를 차별화하는 명문고 선정작업을 강행함으로써 공교육의 강화라는 대의를 훼손시켰으며, 장기적으로 면단위 이하의 교육수준 저하와 인구이동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교육수준을 결정한다’는 사실은 이제 초등학생도 아는 진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기에 김포시의 정책은 ‘결정된 교육수준을 확인사살’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경제력에도 불구한 ‘아이들을 위한 교육여건의 마련’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김포시의 명문고 선정 정책은 당연히 폐기되어야 하며, 2004년 김포시의 교육경비보조금 역시 우선순위의 결정이 선행되고, 그 집행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정확한 실사와 평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2004년을 맞아 시장님과 김포시 집행부의 건승을 빌며, 지역교육 발전을 위한 계속된 노력을 기대합니다.
<2003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김포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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