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객실에 앉아, 독서를 하고 있었는데 고요한 정적을 깨고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옆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객실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 즉, 필자가 다독상에 선정되었으니 상품권을 받으러 내방해주시면 고맙겠다는 전화였다. 세상에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상을 준다고 하니 이보다 더 큰 賞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요즘 학생들이 586세대들보다 독서를 하지 않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배우고 때로 익히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친구가 있어서 멀리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 하여 화내지 아니하니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라고 하셨는데 필자는 하나 더 붙이고 싶다. 책이 있어, 또 책을 읽으니 이 또한 넉넉하지 아니한가....

가끔 학생들로부터 독서할 시간이 없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럴 때면 自身의 하루를  리스트럭처링 해보라고 조언한다. 하루 24시간 중 버스나 지하철로 이동하는데 평균 4시간이 소요되고, 그 중 2시간만 독서에 투자 한다면 매월 62시간은 책과 가까이 지낼 수 있지 아닐까? 그 뿐인가? 혼자 식사할 때, 누군가 기다리면서, 버스를 기다리며, 은행에서 등등   
   
개인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요즘, 필자는 일본을 떠올리고 싶다.    10년 前, 일본에 갔을 때의 일이다. 東京 우에노역에서 나리타 국제공항으로 가는 2시간동안,  일본인들은 남녀노소 너나없이 손에 책이 있었다. 그것이 교양도서이든 신문이든 잡지든 만화책이든, 모두가 독서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순간 이것이 그들의 국제경쟁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우리는 지하철에서 책 대신 스마트폰만 애지중지하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짚고 넘어가고 싶다.

필자가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쉬운 것부터 먼저 하고, 나중에 어려운 것을 하자(先利後難) 매월 책 10권을 읽는 것보다 쉬운 것은 책 1권을 읽는 것이고 책 1권을 읽는 것보다  더 쉬운 것은 책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결국 책을 가지고 다니다보면 1년에 교양도서 52권을 읽지 않을까 한다. ‘전자도서시대’라고 하지만, 눈으로 책 활자를 보고 코로는 책 냄새를 맡으며, 귀로는 책장 넘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손 지문으로는 책을 만져가며,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을 때면 침을 묻혀가며 책 페이지를 넘기는 오감독서! 
책! 책!! 책!!!
 

김형철
김포대학교
관광경영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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