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에 치러지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나는 1995년 김포군의원을 시작으로 김포시의원(3선)과 경기도의원으로서 지방정치를 해 온 경력이 있기에 이번 선거를 대하는 감회가 새롭다. 그동안 몇 차례 지방선거를 치렀으나 여전히 중앙정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지역 주민의 투표율 참여도 저조한 편이다.

특히, 지방의원 선거의 경우 의원의 자질문제를 들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인식하에 후보자의 면면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투표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지방선거야말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경제와 일자리, 환경, 교통, 주민 편의시설 등 지역 주민의 일상에 가장 가까이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선택하는 중요한 선거다. 잘못된 최고경영자를 만나면 회사가 파산하듯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을 잘못 선택하면 지역경제가 어려워지고 지방재정이 부실해져 주민의 삶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지역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자기 권익을 지키기 위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주길 기대해본다. 우리가 꿈꾸는 김포의 혁신은 선거를 통해 이루어진다. 지방의원으로서 15년간 의정활동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김포시 지역일꾼을 제대로 뽑기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해보기로 한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아직도 미성숙 단계에 있다. 지방자치제가 안착되려면 주민, 단체장, 지방의원이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 있다. 무엇보다 주민은 정치인의 행태를 나무라기에 앞서 사심 없이 나라와 지역에 꼭 필요한 인물을 잘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만 풀뿌리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지방분권을 이룰 수 있다.

우리보다 먼저 지자제를 실시한 나라의 경우, 성공한 사례를 보면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기업유치에 전력을 경주한 단체장, 둘째는 기업경영의 원리를 도입한 단체장, 셋째는 문화를 중시한 단체장 , 넷째는 행정개혁을 성공시킨 단체장 등이다. 이러한 성공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궁극적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추구한 단체장은 성공하지만, 반면에 이벤트 위주의 사업을 하고, 주민과의 대화를 무시하며, 재원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정을 이끌어간 단체장은 실패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조사한 성공한 단체장들의 5가지 특징을 보면 첫째, 교육에 투자한다. 교육의 투자는 곧바로 공무원들의 지식향상은 물론 각종 행정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둘째, 갈등은 설득으로 풀어나간다. 성공한 단체장들은 설득의 전문가다. 현실적으로 주민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찾아 주민들에게 제시하고 행정적인 난제를 풀어나갔다.
셋째, 브랜드를 창조한다. 자기 고장의 진정한 특성을 찾아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펼쳐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

넷째, 네트워크로 무장한다. 단체장들은 사업을 위한 많은 예산을 따내고 기업을 유치하는 세일즈맨이다. 그래서 인적 네트워크를 국내는 물론 세계로 넓혀야 한다.

다섯째, 현장에 선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현장의 주민의 생활 속에서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주민들과 몸을 부딪치며 그들과 동고동락을 함께 하며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우리가 시장을 뽑는데 하나의 참고가 될 것으로 믿는다.

다음은 후보자가 내거는 선거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공약은 결국 실패하기 마련이다. 대의민주주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간의 오류를 막기 위해 도입할 수 있는 제도의 하나가 매니페스토(manifesto)이다. 선출직 후보자들의 일탈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나는 김포군의원 시절부터 후보 때마다 매니페스토에 따른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매니페스토에 의한 공약을 요구하는 것은 후보자들에게 뜬구름 잡는 식이 아니라 실현가능한 공약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실현가능하다는 말은 공약을 내놓을 때 구체적인 내용과 실현수단 그리고 달성목표를 밝히라는 것이다. 후보자들의 옥석을 가려야 하는 유권자들로서는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이 참 공약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참 공약’은 구체적이고(smart), 그 실현여부가 측정가능하며(measurable), 예산 등의 측면에서 달성할 수 있어야 하고(achievable), 정책내용이 타당해야 하며(relevant), 공약을 달성하는데 걸리는 시간계획(timed)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는 공약이다.
막연히 지방의원이나 시장이 되고 싶은 사람은 말만 번드르르하지 실현가능성이 없는 헛공약도 서슴지 않는다. 후보자에 의한 뻥 공약과 중앙당이 내려 보내는 소위 허수아비 공약을 가려내야 한다.

유능한 시민은 구체성이 있는 공약을 내걸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지방의원이나 시장을 뽑지만, 무능한 시민은 지방의원이나 시장이 되겠다는 권력욕만 있고 당선된 된 후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는 사람을 뽑는다.
나하고 친하다고 해서 공약을 살피지 않고 무조건 표를 주면 훗날 부여된 권력을 이용하여 전횡을 일삼고 뇌물을 수수하는 스캔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시민의 수준이 시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는 공약을 잘 살펴보고 평가하는 능력을 키워서 지역도 살리고 지방자치를 지방자치답게 할 수 있는 참다운 지역인재가 뽑히기를 기대해본다.

신광식 
김포대 총동문회장
전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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