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는 수시 전형 중에서도 가장 많은 학생을 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교과)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정시확대를 두고 말이 많지만 가장 중점적으로 대비해야 할 전형이 학종이란 점엔 변함이 없다. 정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확보한 재수생들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학생부가 다소 부실하더라도 학종 준비가 가능하다. 학종은 정성평가로 진행되기에 학업역량이 다소 뒤늦게 발현된 부분까지 고려할 수 있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서는 학종을 중심으로 대입전형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 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도 ‘대세는 학종’. 상위권 대학 최대 전형 유지

금수저 전형의 대표라며 축소압박을 받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올해도 상위대학 입시에서는 여전히 확대기조를 유지했다. 상위 17개대학의 정원 기준(특성화고졸재직자 제외) 학종 모집인원은 2만1984명으로 지난해 2만1295명 대비 689명 늘어났다. 수시와 정시 합산인원과 비교한 학종의 비중은 지난해 38.8%에서 올해 40%로 1.2% 증가했다. 2017학년에서 2018학년으로 넘어가면서 규모를 대폭 확대한 이후 최대 전형의 자리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현재 고2 학생이 대상인 2020 전형계획 상에서도 학종 비중은 40.8%로 올해보다 0.8%늘어난 상태이다.

학종 확대 기조는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 때문이다. 사교육을 억제하고 고교교육(공교육)을 살리겠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사교육 유발 요인이 크다고 지적되는 논술 및 특기자를 감축하고 학종과 교과로 구성된 학생부위주전형의 확대를 권장한다. 학종과 교과의 경우 학생부를 주된 평가요소로 삼기 때문에 고교교육 중심 전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중 학종은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평가받기를 원하는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정성평가’ 방식이라는 점 때문에 상위대학들도 학종 확대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별 대학으로 살펴보면 전년대비 확대폭은 크지 않다. 이미 2017학년에서 2018학년으로 넘어가면서 ‘학종시대’라 불릴 만큼 대폭 확대한 여파이다. 2018학년에 도입된 수능 영어 절대평가의 영향으로 대입 전형 변화를 최대한 자제한 측면도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2019 전형계획 발표 당시에는 영어 절대평가의 상위등급 비율이 어느 정도일지 전혀 알 수 없었다”라며 “새 정부가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추진하는 등 대입제도 개편 방향도 혼란스러웠다. 전형 비중을 바꾸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전형을 최대한 그대로 유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별 학종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대부분 5%p 미만의 증가세를 보였고 일부 대학은 비중이 소폭 감소하기도 했다.

개별 대학 중 학종 비중이 가장 높은 대학은 서울대다. 서울대는 수시에서 100% 학종으로 선발하며 학종 중심 대입을 구현하며 지난해와 동일하게 전체에서 78.5%의 비중을 유지한다. 이어 고려대가 62.1%의 비중으로 뒤를 이었는데 고려대의 경우는 2018학년 수시 입시에서 논술을 폐지하면서 2017학년 14.3%에서 2018학년 62%로 학종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서강대는 올해 55.8%로 지난해와 비슷한 비중을 유지하며 성균관대(47.6%) 경희대(46.8%) 동국대(46.4%) 건국대(44%) 서울시립대(42.9%) 인하대(40.8%) 등도 학종 비율이 40%를 넘어선다.

학종을 통해 상위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은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 적용 여부에 따라 지원전략을 달리 세워야 한다. 수능최저 적용 여부는 대학마다 다르지만 전형별로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상위 17개대학 중 과반수를 넘는 10개 대학이 학종 전면에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반면 고려대 이화여대 홍익대는 모든 학종에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단국대 서강대 서울대 연세대의 4개교는 일부 전형, 또는 일부 모집단위에 한해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지역균형선발전형(지균)에는 수능최저를 적용한 반면, 일반전형은 예체능계열 모집단위 외에는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서울대가 대표적이다.

수능최저 적용 대학에 지원할 경우 본인의 실력이 수능최저를 충족하는지 여부를 제일 먼저 따져야 한다. 전형의 모든 단계를 합격했다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수능최저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합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의 경우 제출서류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학생부에 더해 자소서, 추천서를 추가로 요구하는 대학도 많기 때문이다. 자소서와 추천서에 강점이 있다면 제출을 요구하는 대학에, 반대로 자소서와 추천서에 자신이 없다면 추가 서류를 요구하지 않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능최저 미적용 10개교. 서류평가 및 면접이 관건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의 10개교는 상위 17개대학 중 학종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이다. 지난해 고른기회전형에 한해 수능최저를 적용하던 성균관대는 고른기회전형에서 수능최저를 폐지하면서 학종 전 전형에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변화를 주었다.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만큼 여타 전형요소인 서류평가와 면접의 중요성이 높다. 서류평가와 면접을 비교할 경우 1단계 서류평가를 우선 통과해야 면접을 치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서류평가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면 된다. 면접은 상위대학 학종에서 1단계 서류평가 이후 치러지는 2단계 전형요소다. 건대 KU학교추천, 경희대 고교연계, 동대 학교장추천인재, 성대 성균인재 및 글로벌인재 일부 모집단위, 인하대 학교장추천, 한대 학생부종합 등 면접을 실시하지 않는 전형도 있다. 다만 교과형 면접을 진행하는 전형이라면 서류평가 못지않게 면접 중요도가 높다. 서류평가 성적을 역전하기 쉽지 않은 서류기반 인성 면접이 아닌 교과형 면접, 공통제시문 활용 면접을 실시하는 경우 서류평가 성적을 면접으로 뒤집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학마다 요구하는 제출서류가 다른 만큼 수능최저 미적용 학종에 지원하는 경우 제출서류를 기준으로 지원전략을 수립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자소서, 추천서가 학생부를 보완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긴 하지만 현시점에서 수정 불가능한 학생부와 달리 자소서, 추천서는 지금이라도 내용을 가다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소서, 추천서에 자신이 있는 경우에는 자소서와 추천서를 요구대학에, 자신이 없는 경우에는 제출 미요구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합격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학종의 특성상 대부분의 대학이 자소서를 요구하기에 자신이 없는 학생은 지금이라도 자소서를 작성하여 꾸준히 수정하는 것이 좋다.

학생부 기반 서류평가인 전형 특성상 모든 학종에서 학생부는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 자소서, 추천서는 대학별 제출 여부가 갈린다. 전술하였듯이 학종의 특성상 자소서는 대부분 대학에서 제출을 요구한다. 한양대, 홍익대(일부전형) 만이 자소서를 받지 않고 있다. 건대 KU학교추천의 경우도 지난해까지 자소서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추천서를 요구했지만, 올해부터는 자소서도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수능최저 적용 여부를 막론하고 추천서 제출여부를 구분해보면 필수제출인 건대 KU학교추천, 고대 학교추천Ⅱ, 서강대 자기주도형/일반형, 시립대 학생부종합, 이대 미래인재, 중대 다빈치형인재/탐구형인재/SW인재, 제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경희대 네오르네상스/고교연계, 성대 성균인재/글로벌인재, 연대 면접형/활동우수형, 제출을 요구하지 않는 건대 KU자기추천, 고대 일반, 단대 DKU인재/SW인재/창업인재, 동대 DoDream/학교장추천인재, 인하대 학생부종합(인하미래인재)/학생부종합(학교장추천), 외대 학생부종합, 홍대 학생부종합으로 구분된다. 선택제출인 경우는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불합격하진 않는다. 그러나 학생부를 보완할 수 있는 추가서류란 점에서 되도록이면 제출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학종은 대단히 손이 많이가는 전형이다. 예를 들어 학교의 레벨을 많이 보는 전형이 학종이다. 따라서 학종에 지원하기 전에 최근 3년 사이 본인의 학교에서 그 대학에 입학한 사례가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이처럼 상당히 많은 내용을 하나씩 꼼꼼하게 체크해 보아야 하는 전형이 학종이니 만큼 평소 본인의 성격을 꼼꼼하게 체크해 보고 지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심형섭(김영일 교육컨설팅 수석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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