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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마존과 지역경제

최근 미국의 주요 도시들 사이에서 대기업 유치를 위해 유례없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도시 선정 경쟁 이상으로 그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미국의 대도시들이 열렬히 구애하고 있는 대기업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회사인 아마존(Amazon)이다. 1994년에 설립된 아마존은 2017년 매출액이 무려 1,778억 6천만 달러에 달하며, 미국 내 고용직원만 50만 명에 달한다. 그 중 본사 직원 45,000명은 미국 북서부 시애틀의 중심가 30개 건물에 분산되어 일하고 있다.

기업규모가 성장하면서 아마존 경영진은 미국 중부나 동부 혹은 남부 지역에 제2 본사를 건설하되, 지역 선정은 공개응모 방식으로 선정한다고 지난해 9월에 발표했다. 그 후 한 달 만에 총 238개의 지역이 경쟁에 응모했고,  20개 지역이 올해 1월 1차 예선을 통과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기 위한 2차 심사를 받고 있다. 20개 지역은 뉴욕, 시카고, 워싱턴, 댈러스, 보스턴, 애틀란타, 마이애미, 필라델피아 등 미국의 주요 도시들이 거의 망라되었다.

아마존은 제2 본사 건설을 발표하면서, 선정 지역이 갖추어야할 조건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공표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첨단 기술 능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이 지속적인 교육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역사회 환경이다. 즉 디지털 시대의 인재들이 살고 싶어하는 지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친기업 정책을 표방해야 하고, 대중교통망이 잘 갖추어져 있고, 주택가격이 저렴해야 하며, 근로자들의 여가와 휴식에 필요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고, 다양한 인종/인구로 구성된 다문화 지역이어야 한다.

아마존 제2 본사 유치 경쟁에 참여한 대부분의 도시들은 아마존에게 법인세와 재산세 등을 면제하거나 대폭 감면하겠다고 약속했다. 덴버는 1억 달러, 필라델피아는 10억 달러의 세금감면 혜택을 주겠다고 했고, 워싱턴은 5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준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뉴저지주는 아마존이 3만 명을 신규고용하고 30억 달러의 자본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10년간 50억 달러의 세제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시카고의 경우, 총 20억 달러에 달하는 세제감면과 인프라건설 혜택을 부여하고, 근로자 교육훈련비용으로 2억 5천만 달러를 추가 지출하겠다고 제시했다. 미국의 대도시들이 아마존을 유치하려는 이유는 지역경제에 미칠 긍정적 효과 때문이다. 미국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아마존 제2 본사는 연봉 10만 달러 이상의 고임금 근로자를 약 5만 명 고용하고, 건물 신축 비용만도 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마존과 같은 대기업의 유치가 무조건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유치로 인해 인구가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교통이 혼잡해지는 부작용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이나, 구글과 애플이 위치한 샌프란시스코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두 지역 모두 미국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으로 변모했고, 기존 거주자들의 상당수가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교외지역으로 내몰리거나 심지어는 노숙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지역경제에 엄청난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은 시애틀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제공자로서 시애틀 서민들에게 고통을 안기는 존재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시애틀 시의회는 아마존과 같은 대기업들에게 추가 세금을 부과하고, 그 세원을 이용해 영세민과 노숙자들을 위한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법안을 상정하기도 했다. 제2 본사 후보지역 실사에 나선 아마존은 유치 희망 지역의 교통난 해소방식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비한 지역사회 차원의 대안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고 한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6-13 지방선거를 맞아 출마 후보들의 장밋빛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그 중 단골로 등장하는 공약이 기업유치이다. 민선 자치 이후 많은 지방정부가 지방세 혜택을 주면서 기업유치를 위해 노력해왔고, 덕분에 농어촌 지역에도 적지 않은 산업시설이 들어섰다. 그러나 기업유치가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나 대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기업과 지역사회가 공생 공존하기 위한 장기적 안목의 청사진도 없다. 오히려 자연환경 훼손이나 혐오시설 유치로 인한 갈등과 분쟁의 요인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낙후한 지역경제를 회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업을 유치하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면서도 그로 인한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종합적이고 정교한 기업유치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장호순
순천향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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