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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순례

달맞이 고개 넘어 바다로 가는 길
도로변에서 ‘한국시’를 보았다
간판이다
그 끝엔 ‘한국시인’ 좀 작으나
핏빛 노을 같은 붉은 낙관까지 찍어 놓았다
나른하게 고여 있던 자동차 안 일순 술렁거린다
위대한 한국시인이 살고 있는 집?
봄 들판이 휙휙 지나간다
‘시’ 자만 봐도 ‘시인’ 소리만 들어도
속엣 것 수만 길이 꿈틀거리는
아무도 모르게 품에 넣고 다니다가
무덤 속에 누워서도 야금야금 꺼내먹을 수 있는
문장 하나
잘 익은 시 한 편
울컥, 뜨거워지는데
누군가 에잇 국숫집이잖아, 찬물을 끼얹는다
아뿔싸! 되돌아갈 수 없는
제 살 파먹는 눈물바다
푸릇한 이 길도 도장이다

[프로필]
함순례 : 충북 보은, 시와 사회 신인상, 시집 [뜨거운 발]외

[시감상]
5월이다.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 어버이 날 등등 날씨도 좋다. 꽃이 환하게 핀 산길을 걷거나 들을 걷는다. 이름을 아는 꽃도 모르는 꽃도 지천이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등등의 사색을 담지 않아도, 그저 눈에 보이는 저 생명의 흔들림을 차분하게 응시하다 한 두어줄 가슴을 담아 글을 써보자. 시가 별거인가? 잠시 가슴이 젖는다면 그게 바로 마음이 쓴 시 한 편이다. 국수로 보일지언정 시는 아름답다.

[글/ 김이율 시인, 문학평론가]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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