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기대감에 분양가 높여, 준공 후 임대료 감당 못 해 공실 속출

운양동·구래동 등 상권 위축, 분양가 이하 급매물 내놔도 안 팔려 '울상'

사우동·풍무동 등 기존 상권도 늘어나는 상가에 공실 속출

아파트 입주가 대부분 완료돼가며 5만명 넘어가는 한강신도시 구래동 지역과 4만명이 넘어가는 운양동 지역은 현재 늘어난 상가에 공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4일 구래동 지역을 돌아보니 말끔히 지어진 건물 곳곳의 상가는 비어있었고, '상가 매매·임대'라고 써 붙인 홍보 전단만 눈에 띄었다. 구래동 지역의 아파트가 속속 입주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직 상가 시장은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운양동 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1층이라 접근성도 좋은 지역도 1년이 넘도록 공실로 있는 곳도 있다. 모두 다 공급과잉과 고분양가에 따른 임대료 상승이 원인이다.

그나마 입점한 곳도 대부분 비싼 임대료지만 접근성이 좋은 1층 상가들 위주로 입주해 있고 2층부터는 비어있는 곳이 많다. 이곳은 1층 상가의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이다.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5만명 내외의 신도시의 상권 규모를 보았을 때 수익성을 맞추기에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어양숙씨(한라부동산 대표)에 따르면 “일부 시행사의 경우 할인분양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까지 김포는 하남이나 동탄처럼 상가 시장이 얼어붙은 정도는 아니다”라며 수도권 신도시 지역의 ‘고분양가의 저주’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양동, 구래동 등 상가가 넘쳐나는 신도시 지역은 넘쳐나는 공실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신도시 지역 상가에 투자할 때는 입지조건, 이자율 등 개별 투자요건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어양숙씨(한라부동산 대표)는 "분양받은 임대인이 3%대 이자율에 맞춰 최하 5%의 임대 수익률을 기대하다 보니 프랜차이즈업종 아니면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임대료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임대인들은 대출을 안고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기에 들어가거나, 아니면 분양가 수준에라도 처분해 빨리 손 털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넘쳐나는 상가로 인하여 손절매도 쉽지만은 않다. 대다수의 경우 손절매로 나오는 상가는 입지 조건이 나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도시 상권의 위기는 구래동과 운양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풍무동, 장기동 등 기존 입주 신도시 상권도 모두 흔들리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상가가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고 있는 풍무동의 경우는 조금 심각한 상황이다.

공인중개사 이현택씨(한강신도시부동산 대표)는 “풍무동의 경우 대로변의 1층의 경우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는 곳도 있다. 풍무사거리에서 최근 분양하는 상가의 경우 3,000만원에서 5,300만원까지 분양가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상권 형성이 이루어지지도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분양가가 조금은 높게 형성된 느낌이 있다”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지금 건설되고 있는 풍무동 상가들은 전반적으로 개별개발이 많아 용적율을 최대한 높이다 보니 난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거기에 분양가 또한 높게 형성되고 있어 풍무동이 운양동에 이어서 상가의 무덤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들이 많다.

기존 상권을 대표하는 사우동의 경우 아직은 크게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다. 어양숙씨(한라공인중개사 대표)는 “사우동의 경우 신규 건물이 없고 기존 상가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아직은 크게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도시 건설로 이미 바닥을 친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하락은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어대표는 “사우동 상가 중에서도 학원 위주로 특화된 학원가의 경우 다른 곳의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다. 사우동 학원가의 경우 수익은 꾸준하게 발생하지만 수익률은 높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면서 아직은 사우동 학원가는 안정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사우동 유흥가의 경우 여전히 공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사우동도 개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상가도 물건이기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한꺼번에 많이 이뤄지면 가격 조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넘쳐나는 신도시 빈 상가가 과연 다른 수도권 신도시처럼 ‘고분양가의 저주’의 전조곡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골드라인 개통 등의 호재에 따라 점차적으로 해소될 수 있는 것인지 지금은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신규투자의 경우 철저한 분석을 통해 여유자금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보수적인 투자를 권유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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