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트럼프의 생각은 강대국 미국의 힘을 이용한 세계와의 씨름판, 도박판을 벌려 자국의 이익과 미국의 번성을 꾀하는 동시에, 중국의 굴기를 억눌러 중국의 세계 제패 야욕을 격파하는 전략과 수 많은 미국의 우방들은 그동안 미국에서 가져간 이익을 미국에 일부 돌려주게 하여 미국의 부를 단기간에 높이는 두 개의 복합전략이다. 미국의 일방적 독주가 멈추지 않는 한, 필연적으로 세계경제의 먹구름은 기우가 아니라 대공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주한대사로 부임한 사이먼 스미스 영국대사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미국 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킨 한국 정부의 노력은 존경할 만하다”라고 말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활용한 빛나는 성과다.

한반도 전쟁이라는 피할 수 없는 기세를 일단은 대화라는 국면으로 전환시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순조로운 예상 경로는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 4월과 5월 사이에 한·미·일 정상회담, 진행 결과에 따라 남·북·미·중의 정상회담과 최종 6자회담으로 결말지어질 것이다.

그 사이에 어떤 마가 끼어들어 결렬될지, 최대 변수인 중국이나 러시아 또는 북한 자체의 예측 불가한 역작용이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은 이러한 예상 경로가 탄탄하게 갈 수 있도록 사전 조율과 외교 협상력에 최선을 기울이는 노력을 경주할 때다. 이러한 때에 미국은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NYT 보도처럼 미국을 전쟁으로 이끌 사람인 호전적 인물, 보수의 초강경파 존 볼턴을 임명했다. 그렇지 않아도 예측불가의 호전성을 띈 트럼프에 전쟁을 불사하는 존 볼턴의 가세는 한반도 판세에 심각한 위협요인이다.

존 볼턴의 등장은 존 볼턴 즉 전쟁이라는 등식이 될 만큼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 그가 저술한 “항복은 선택이 아니다”라는 책에서 북한을 묘사한 장면을 보면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DJ의 햇빛정책에 불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최근의 대북 발언에서도 “핵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 설사 비핵화가 된다 할지라도 북한경제 지원을 미국이 할 필요는 없다. 당연히 평화조약도 없다. 북한이 경제발전을 바란다면 한국 정부와 통일을 논의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북한의 비핵화는 선택이 아니라는 주장과 더불어 회담 절차는 본론인 비핵화가 합의되면 그 다음 회담도 진행하겠다는 강경론을 편다.

북·미 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하기로 주선하는 한국 정부와 달리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말하는 것도 조지 부시 대통령 당시 국무장관과 이라크 외무장관이 만나 회담한 장소로, 선택하는 것도 이곳에서의 회담 결렬 1주일 후 이라크는 미국의 침공을 맞았고 비행기 한 대 뜨지 못하며 제대로 된 저항도 없이 패배했다. 그 기억의 장소를 김정은에게 제공하고 담판이 결렬되면 전쟁뿐이 없다는 인식을 상기시키기 위한 제안이다.

미국이 지금 세계에 던지는 선택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혈맹이라는 한국에 대해서도 세이프가드 발동과 FTA 재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를 면제해 주며 수입 쿼터를 70% 수준으로 동결했고, 미국 자동차의 한국시장 개방을 열었다.

한국의 불리한 협상 결과다. 앞으로도 한국에 대해서는 북한과의 전쟁,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부담 증가, 또는 철수하겠다는 카드들이 남았다. 최악은 한국 포기, 일본 핵 무장 이라는 극한의 카드도 있다. 중국에 대한 통상 압박으로 우회적 제재도 가능하다.
중국은 북한 핵이 두렵지 않다. 우방을 떠나서라도 언제든 핵의 제압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중국도 대북 경제 압박을 UN의 결의에 따라 준수하는 것은 국제적 룰을 따르는 것이 WTO 협정에 의한 자유무역 제도의 지속이 지금의 중국에겐 경제적 고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이기 때문에, 경제 이외의 문제들을 조금씩 양보할 뿐이지 중국의 본심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세계 패권이 꿈이다. 패권을 지속하려는 미국과 패권을 거머쥐려는 중국의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지금의 미국의 전략은 미국 우선, 미국 최고라는 인식의 확고한 기반 위에서  성립한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는 세계와의 개별적이고 다변적인 지렛대 실험들을 통해서 확실한 세계 제일이라는 우위를 세계에 설득하고 전파하는 전략이다. 도광양회의 틀을 벗어 세계 굴기를 천명한 중국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세계의 공장으로 부를 창출한 중국이 합작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고 지금은 미래의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을 인수하기 시작했기에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의 유입을 막고 반덤핑관세와 중국의 보복관세가 맞물리겠지만 중국의 성장과 발전을 억눌러 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중국의 특허침해와 지적 재산권 도용에도 제동을 걸 것이며 환율조작국과 더불어 북한의 문제와 대만의 문제까지도 양동 작전처럼 중국을 혼란시킬 것이고 시진핑 주석의 영구집권 체제에 대한 혁명적 내부 반발 등을 암중 조정하여 자중지란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아직은 미국의 세상이란 걸 확실하게 중국에, 세계에 못 박고 싶은 미국이다. 트럼프가 느끼고 판단하는 기세는 중국의 경제침략을 단연코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결기다.
트럼프가 디트로이트에 빚진 선거에 대한 보답은 디트로이트를 천지개벽시켜 다 쓰러져가는 도시를 일자리와 활기 넘치는 도시로 변모시키며 옛 영광을 실현해 주는 것이다.

그 성과물 중 하나인 한국과의 FTA도 미국산 자동차를 한국에 수입할 수 있도록 철강 관세와 빅딜한 것만 보아도 트럼프의 디트로이트에 대한 애정을 가늠할 수 있다. 디트로이트는 트럼프에 있어 쓰러진 도시를 재생시킨 모범 답안처럼 보인다. 미국을 디트로이트처럼 변화시키는 충분한 능력과 자신감이 있다는 판단이 이제 서서히 더 크게 트럼프에게 부풀어 오르고 있다. 미국과 세계와의 큰 판을 벌린 것이다. 미국을 살리는 영웅의 등장을 알리는 종을 치고 싶은 것이다.
무역전쟁과 한반도에서의 힘의 균형에 의한 일방적 정리, 북한과의 전쟁이냐! 항복 선언이냐! 중국의 몰락을 희망하는 미국의 전략은 당분간 그 힘이 세계에 작용될 것이다. 이러한 때에 한국의 선택들은 미세한 균열도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

우리의 전략은 미래를 예측하고 대처하는 적극적 자세뿐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판세를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수는 없겠지만 드러나고 충돌하는 문제들을 봉합하고 보듬는 중간자적 역할은 가능할 것이다. 일반사회에서도 내 편이 많아야 세상살이에 편안하고 보람을 찾는데 유리한 것처럼, 좌충우돌하는 세계에서 한국의 진정한 우방들을 잘 형성해놔야 하는 게 당면한 외교 방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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