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일개 가정사도 파탄이 일어난다면 수습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하물며 전쟁을 치른 남·북 간이나 세계 4대 강국인 미·중·러·일이 복잡한 함수관계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언제 어디서 복병으로 나타날지 모르는 협상은 위험천만하다. 연말에는 한반도 당사자 6개국 정상 모두에게 노벨평화상이 주어지는 평화가 정착되길 소원해 본다.

북한 핵과 미사일로 촉발된 북한 제재와 한반도 전쟁위기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극적인 반전을 마련하며 남·북 특사단이 교차 왕래하더니 평화를 향한 큰 한 걸음을 내디뎌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을 단숨에 합의하였다. 향후 이러한 일정 속에서 핵폐기, 미사일 중단이 실질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새로운 한반도의 역사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아직은 설익은 감과 같아서 시기 상조이지만 새로운 평화의 시발점이 한반도에서 동북아로 확대되며 세계 4강이 충돌할 수 있는 동북아의 안정도 함께 구축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우선은 한반도의 문제를 문재인 정부가 주도하고 중개하는 역할을 맡은 것도 다행이다. 당사자의 일을 역사는 강대국의 논리에 의해 좌지우지되어 왔고 지금의 시리아 내전도 강대국 진영들의 대리전 싸움을 하며 참혹한 죽음과 파괴, 가난과 기아를 양산시키고 있음은 강대국들의 횡포임이 분명하지만 시리아는 자체적으로 정리할 명분을 못 찾고 양자가 해법을 만든다 치더라도 정부군 측과 반군 측을 지원하는 배후 국가들에 의해 타협의 고리들이 원천 차단되다 보니 UN에서 종전 결의를 해도 작은 격돌들이 또다시 불씨가 되어 서로 망가트리는 싸움판만 계속될 뿐이다. 시리아를 통한 이권들을 미국과 러시아가 타협해서 결정하지 않는 한 시리아는 바보들의 전쟁을 계속할 수뿐이 없다. 왜냐하면 이미 정부군과 반군 간의 각자의 골이 깊어져 타협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리아의 교훈처럼 한반도도 자체적으로 공감대와 통합점을 찾아 활로들을 여럿 확보해 놓고 주변 4강과의 합리적 대안과 타협점들을 남·북이 잘 정리해놔야 6.25와 같은 남북전쟁을 방지하고 함께 공존할 수 있다. 그런 방편의 일환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별도 핫라인 개설은 전략적으로 우월한 선택이다. 사인들 간에도 이러저러한 이간질을 당하면 사람들은 배신감으로 흔들린다. 그러나 진정한 사이라면 누군가에게 들은 말을 당사자에게 확인하여 진위 여부를 알아보는 게 우선이다. 진위도 모른 채 사특한 간계에 이간질당해 좋은 사이가 망가지고 경원시하는 사이가 된다면 그 또한 어리석음이다.

남·북 간의 그동안의 역사는 현란할 만큼 각급, 각종 사건들의 연속이었고 그런 만큼 어느날 갑자기 신뢰가 산처럼 쌓이는 것도 아니니, 조심스럽게 서로가 말하고, 행동하고, 표방하고 교류해야 작은 실천들이 모여 조금씩 성과를 만들 것이다. 언제 어떻게 가장 기본적 명제인 핵폐기와 미사일 개발 정지, 북한 경제 봉쇄 해제와 경제 지원책 등의 결렬 사항이 발생할지 남·북간 또는 주변 4국의 비협조가 난맥상을 만들어 낼지 알 수 없다. 남북 당사자는 이미 드러났거나 예측되는 장애부터 제거하는 지혜를 갖춰 미국과의 문제들, 중국과의 문제들을 면밀히 살펴 남북이 공조해서 설득과 이해를 구해나가야 남북 생존의 길이 트여갈 것이다.

중소기업에서 꽤 괜찮은 중견기업도 대기업이 비뚤어진 관여를 하면 존립하기 어려운 것처럼 국가도 약자의 행보는 신중하고 정도에 따라야 세계가 증인으로 지켜보는 눈들 속에서 생존 가능하다. 우리의 우방은 무작정 우방이 될 수 없는 것은 더 힘센 강력한 우방의 영향을 받으면 우방도 아닐 수 있고 방관자가 될 수 있다. 미국의 통 큰 결정들이 한반도 특히 한국의 안보를 보장하는 타협들이 선행되고, 중국도 큰 타협이 성사되기도 전 어느 순간 대북제재 해제를 선언하면 북한의 입장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모를 변수들이다.

핵폐기 후에도 한반도 힘의 균형, 중국의 세력 확장, 러시아의 남하정책 등과 잘 어울려야 한반도가 지속 국가가 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의 입, 종신 권력을 확보한 시진핑의 남아도는 힘, 반대파를 암살하는 푸틴의 독, 전쟁할 수 있는 나라 일본 아베의 독주, 아직은 미지수가 더 많은 33세의 독재자. 어찌 보면 온당한 정신은 대한민국뿐인 듯하다. 우선은 한시름 놓았다. 미국의 주가도 상승중이고 대한민국도 불안의 바다에서 헤엄쳐 나온 기분이다. 성급할지 모르지만 관련 6개국 지도자의 노벨평화상을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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