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준 우리 젊은이들의 쾌거가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보는듯하여 기쁘기 한량없다. 선수들이 흘린 땀과 고통과 인내가 증명하듯, 지금은 “생존 가계부”를 쓰며 몇 개의 알바를 하며 어떻게든 안 쓰는 소비로 인하여 잃어버리는 기회비용들을 감내하며 어금니를 무는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들의 꿈은 세계 곳곳에 영광을 꽂는 기회로 올 것이다. 대한민국 젊음들에게 용기와 존경을 보낸다.

지구촌 대축제인 평창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띤 경쟁과 환호와 안타까운 탄식의 응원이 추운 겨울날을 후끈후끈하게 열기를 뿜어내며 마무리되며, 개·폐회식에서 보여준 한국의 IT 기술은 대한민국의 기술 현주소를 유감없이 세계에 보여준 쾌거의 장이 되었다.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7위라는 성적표는 쇼트트랙에 머물렀던 우승 종목의 한계성을 벗어나 스켈레톤, 봅슬레이, 컬링, 스노보드, 스피드스케이팅 등 썰매, 설상에까지 다양하게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양했다.

금메달에서 동메달을 딴 선수 외에도 오로지 평창 올림픽을 목표로 호기심 많은 젊은이들이 개인 사생활을 접고 합숙훈련으로 모진 고통을 땀으로 소화해 내며 보낸 인고의 시간에 감사, 위로의 박수와 아낌없는 격려의 마음을 보낸다.
배추보이라는 별명도 특이하다. 강원도 고랭지 배추밭에서 스노보드를 타면서 키운 꿈을 자신의 고향 강원도에서 은메달로 달성했다. 예전부터 스키 등 동계올림픽 종목의 선수들은 강원도를 고향으로 두신 분들이 즐비할 만큼 강원도의 환경이 걸출한 선수들을 배출했다.

올림픽 두 번의 금메달과 이번의 아쉬운 은메달이 그토록 서럽게 운 이유인지? 12년이 넘는 시간을 가파른 고갯길 오르듯 매일매일 숨찼던 훈련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는지? 어쨌든 눈물 흘리는 모습만큼 국민들 모두 가슴이 찡했던 시간이었고, 어린이집 애들부터 초등생, 할머니들까지 청소 빗자루, 걸래 들고 흉내 내는 대박 흥행을 만들어낸 컬링의 김시스터즈 사단의 세계 강호들과의 경쟁에서 연승 행진이 어쩌면 평창 올림픽을 흑자로 전환시킨 효자였는지 모른다.


컬링이 뭔지도 모르는 국민이 태반이었지만 여성 컬링팀이 보여준 선전과 응원들이 대충 감잡히며 아! 이런 룰을 갖고 있는 경기이구나를 알아가면서 더도 덜도 아닌 그때그때 딱 맞는 힘과 커브로, 보내고자 하는 곳에 정확하게 보내고 타격해야 하는 빙판의 묘기와 “영미, 영미~”를 소리 지른, 사람을 중독하게 만든 마성이 지금도 눈 감고 회상하면 귓속에 맴돈다.
선수들 누구 한 명 할 것 없이 사연이 없겠냐마는 “훈련 때문에 얼굴도 잘 보여 주지 않는 딸이 야속했다”는 어머니의 말이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훈련에 몰입했는지를 그 말 한마디로 증명한다.

잠시 하루의 시간도 추위에 떨며 응원하며 돌아온 관람자들도 강원도 평창 추위를 무섭다 하거늘 17일을 내내 자원봉사한 분들의 노고는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누군가가 했다”는 겸손으로 그들은 충분히 칭송의 대상이다.
그 흔한 부상이라 치부하는 선수들의 정신력과, 젊음의 또 다른 숱한 유혹들을 이겨낸 대한민국의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경의를 표한다.

이번 평창 올림픽을 보면서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저력과 강인함을 새삼 느끼는 것은 월평균 80만 원도 안 되는 알바 수입으로, 30년 전 일본 자동차 회사의 슬로건처럼 마른 수건도 다시 쥐어짜는 짠돌이 젊은이들이 “생존 가계부”를 써가며 한 푼의 지출은 자신의 사망을 앞당긴다는 특별한 의식으로 어금니 깨물고 돈 벌고, 안 쓰고, 쓴다면 어떻게든 절약해서 쓰는 방법을 구사하는 젊은이들 모습이 데자뷔된다.

“짠돌이 부자 되기”카페 등록자도 1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서울 6평 원룸이 보증금 천만 원에 월세 50만 원 수준이라 한다.
지역마다 가구마다 편차는 있지만 적은 수입에 감당하기 힘들고, 틈새를 비집고 알바 횟수를 늘려간다. 그 사이에 자기 계발하고 세상에 적응하며 최소한이라도 재미있게 보내기도 해야 하고, 살길 찾는 희망도 엿봐야 한다.
김포의 젊은이들도 “어웨이크 사회적 협동조합”을 통해 김청넷(김포이웃청년네트워크)이 모이고 매월 김동파(김포동네파티)모임을 한다. 서로를 알아가고 위로하며 장래를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모임이다.

평창에서 이룬 꿈은, 누군가 꿈을 꾸고 지독한 노력을 했기에 이룬 성과다.
치열한 경쟁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오늘을 견뎌내는 힘을 보았다.
우리 짠돌이 젊은이들도 지금은 비록 생존 가계부를 쓰며 살아남기에 진땀 흘리고 있지만 청춘의 힘은 자유롭게 무엇이든 꿈꾸면서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세계 290개 국가마다에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고 찬란한 영광들을 만들어 내는 힘으로, 길로 뻗어나가길 바란다.
지금은 힘들지만 그들은 국민이 기대하는, 존경하는 젊은이들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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