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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깨우치는 것들
신광식 
김포대 총동문회장
전 경기도의원

몇 해 전에 제가 70이 되었을 때 주변 사람들과 나눈 대화중에 자주 입에 오른 얘기가 ‘사람이 일흔 살까지 살기란 예로부터 드문 일’이라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였습니다.
당(唐)나라의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곡강시(曲江詩)에 나온 말입니다. 사실 20여년 전만해도 환갑이 되면 이를 경사로 여겨 잔치를 열어 자축을 하고 가족들이나 주위 사람들 역시 아낌없이 축하해주곤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엔 환갑잔치는 말할 것도 없고 칠순잔치조차 여는 경우를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된 연유 중 가장 중요한 이유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80세를 훨씬 넘어섰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 우리 주변에서 예전 같으면 노인으로 취급받을 연세의 어르신들이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공자께서도 일찍이 일흔 살에는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하여도 세상의 규칙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고 설파했습니다. 즉 일흔이라는 나이는 마음이 바라는 대로 따라서 무엇을 하고 싶으면 곧 그렇게 하였어도 상식과 규범에 어긋나지 않는 나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도 무엇을 하나 시도해 볼 때마다 여전히 한참 모자라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소일하다가 최근에 “나이 들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쿠르트 호크)”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전하는 70년의 삶속에서 생애의 충만함을 느꼈고 앞으로 살아갈 날의 지혜를 배웠습니다.
글 속의 몇몇 문장을 통해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긍정적으로 보는 순수함에 크게 공감하였습니다. 몇몇 구절을 독자와 함께 공유하고자 정리해서 옮겨봅니다.

1. 나 자신에게 미소지어라 - 삶은 거울과도 같다. 당신이 웃으면 따라 웃고 당신이 울면 따라 운다(세크레이).
때때로 사람들을 보면 모두들 웃음을 잃어버린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은 우리 몸을 기쁨으로 들뜨게 만든다.
자신에게 미소 지을 수 있다면 타인과 함께 미소를 나눌 수 있고, 내 이웃의 영혼과 고요한 속삭임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미소의 위력은 실로 크다. 온기어린 미소는 햇살이 부서지는 정원으로 이어지는 통로와도 같다.
미소는 먹장구름을 뚫고 쏟아지는 햇빛이다. 나이든 사람, 몸이 아픈 사람, 의심이 많은 사람 등 소외감 때문에 따스함을 더욱 그리워하는 이에게 미소를 보내보라. 당신은 그들의 표정과 마음을 한순간에 바꿔놓는 마술사가 될 것이다.

2. 습관과 어울리되 절대 잡아먹히지 말라 - 습관은 최상의 하인이 될 수도 있고, 최악의 주인이 될 수도 있다(내서니엘 에먼스).
옛 습관을 그대로 고집하는 행위, 늘 예측가능한 길로만 다니며 그 안에서 안전을 찾고 그 안전 속에서 삶의 리듬을 찾는 행위는 따분하기 그지없다. 일상의 쳇바퀴에서 벗어나야 즉흥적 변화 속에서 창조적 행위에 대한 욕구가 생기는 법이다. 매일, 매 시간 활기를 일깨워주는 변화를 과감히 시도하면 그 변화 속에서 삶의 보람과 기쁨을 느끼고 창의력도 발휘할 수 있다.

3. 이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라 - 문득 나를 돌아본다. 일상의 노동에 익숙해져 있다지만, 70년을 살아온 내 몸은 예전의 활기와 근력을 잃은 지 오래다. 그동안 마치 영원을 살 것처럼 모든 것을 이루려 버둥거렸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수천 년의 세월 앞에서는 찰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한 순간에 지나지 않는 내 삶을 그렇게 아등바등하며 살 필요가 있을 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내 삶이 되지 않았던가. 오늘 내가 행복하다면 그건 지난날을 잘 살아왔다는 뜻이리라. 그러니 계속 지금의 삶에 충실하고 진지하게 임할 뿐이다. 마치 이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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