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보이는 보구곶리의 민방위 대피장이 작은 문화 사랑방으로 재탄생했다.

지난해 12월 개관한 ‘작은 미술관 보구곶’이 개관 2개월만에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문화 거점이 됐다. 지난 1월 첫 번째 기획전에 이어 현재 두 번째 기획전시인 <보구곶 사물전>을 선보이고 있는 보구곶 미술관은 주민들의 삶을 작품으로 녹여 표현하고 있다는데 그 특색이 있다.

보구곶 주민들의 평범한 삶 담아낸 전시회 눈길

<보구곶 사물전>은 마을 주민이 고이 아끼던 반지를 금속공예 작품으로 선보이는 등 주민들의 삶을 작품에 녹여내는 방식으로 미술관을 찾는 주민들과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보구곶 사물전은 현재 김은미, 박지윤, 우소영, 조수정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해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접경지역이 가진 외부의 시선과는 달리 아주 평범하고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 볼 점으로, 이와 같은 부분이 주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작품전에 참여한 우소영 작가는 “작품전을 준비하면서 고정인식이 많이 사라졌다. 접경지역이라는 고정된 인식에서 마을 속으로 점점 확대경을 들이댈수록 기존의 생각들이 희미해졌다. 언제고 튈 수 있는 피난 가방이나 불안의 요소는 어디에도 없었다”며 “보구곶의 평범한 삶들이 먼 곳에서 느끼는 긴장과 무색하게 지금처럼 보존되며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접경지역 긴장감, 뜨개 온기로 감싸는 미술관

현재 보구곶 미술관에는 주민 참여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농한기를 보내고 있는 주민들과 함께 하는 뜨개 프로그램인 ‘니트니트 온기담기’.

1월 24일부터 2월 7일까지 총 3회에 걸쳐 보구곶리 마을 주민들과 함께 복주머니를 만드는 이 프로그램은 접경지역 내 긴장감과 차가움을 따뜻한 온기로 감싸준다는 의미로 기획되었다.

현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인원은 총 25명 가량. 설에 찾아올 손주들에게 복주머니 작품을 만들어주기 위해 열정을 다하고 있는 할머니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할머니는 “생각해 보니 뜨개질을 해 본지가 40년도 더 된 것 같다. 굳은 손으로 서툴지만, ‘작품’도 만들고 마을 주민들과 이렇게 모여 함께 도란도란 추억을 나누다보니 유난히 추운 올겨울, 따뜻한 기운과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주민은 “예전에는 겨울 마을회관에서 텔레비전 보는 것이 주 문화였는데, 이 미술관이 생기면서부터 다같이 이야기하면서 뜨개질을 배울 수 있어 매우 좋다”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작은미술관 보구곶은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6시까지 운영되며, 이번 설 명절인 2월 15일부터 17일에도 정상 운영된다. ‘작은 미술관 보구곶’은 보구곶리 마을회관을 검색해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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