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 볼 수 있다면...
                                  - 헬렌 켈러 -
 

양인정 
라베니체를 사랑하는
라베니안

첫째 날, 가장 먼저 소중한 이들의 얼굴을 보고 싶고, 다음날은 새벽 일찍 일어나 밤이 아침으로 변하는 기적을 보고, 마지막 날은 거리로 나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저녁에는 공연장을 찾아 웃음이 얼마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지 보고 싶다고 헬렌 켈러는 그녀의 수필에서 말했다.

 그녀의 이야기를 처음 읽은 어릴 적 나는 눈을 감고 길을 걸으며 장애가 가져다주는 불편을 느껴보고 싶었다. 세상을 바삐 살면서 중년에 접어든 지금 그녀의 간절한 바람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은 내게 잊고 지냈던 감사함과 부끄러움으로 다가왔다. 두 눈을 뜨고 보았다고 모두 제대로 본 것이 아니기에, 어떤 것을 보았는지, 또 보았던 것들을 어떻게 삶의 지혜로 잘 담아내었는지, 아니면 잘못보고 판단하여 편견이나 이기심으로 채우며 살고 있진 않았는지 부끄러웠다.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밝은 새날을 맞이할 수 있음에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보고 느끼는 일상들을 사흘만 볼 수 있다고 생각해본다면 순간순간이 너무 소중해지면서 한순간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의지가 생기지 않을까?
 <구성 :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회장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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