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무덤까지 개 팔자가 상팔자

반려동물의 사전적 의미는 정서적으로 의지하기 위해 집에서 기르는 동물이다. 과거에는 사람에게 귀여움을 받고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에서 애완동물이라는 명칭이 자주 쓰였다. 그러나 동물이 장난감 같은 존재가 아니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자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로 반려동물로 불리고 있다. 개. 고양이. 햄스터 등의 포유류와 앵무새. 카나리아 등의 조류, 금붕어. 열대어 등의 어류, 이구아나. 카멜레온 등의 파충류 따위가 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반려동물 인구가 천만을 넘어 이제 더 이상 인간이 함부로 할 소유물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가족 같은 존재로 이와 관련한 시장들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최근에 “펫코노미” 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펫코노미는 반려동물(Pet)과 경제(Economy)가 합쳐진 말로 반려동물과 연관된 산업을 뜻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보유가구 비율이 2010년 17.4%에서 2015년 21.8%로 5년 동안 4.4% 증가했으며 2017년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는 약 450만 가구로 5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많이 기르는 동물로는 82.5%의 개와 16.6%의 고양이로 조사됐으며 개의 품종으로는 31.4%의 ‘말티즈’와 ‘푸들’, 고양이는 33.1%의 ‘코리안 숏헤어’와 ‘페르시안’ 순이며 0소요비용도 한 달 평균 5~10만원이 29.4%, 17%는 50만원을 넘게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은 존재로 여기는 펫팸족(pet + family)까지 생겨났다. “우리 아이를 위해서라면 이왕이면 더 좋은 걸 해주고 싶어요.” 펫팸족의 생각이다. 혼자 살면서 허전하고 외로운 마음을 달래보려는 사람들이 자녀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며 대리 만족을 느끼려는 것이다.

시장규모는 2012년 9,000억 원에서 2015년에는 두 배 증가한 1조 8,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0년에는 5조 8,000억 원까지 빠르게 확대될 전망으로 이는 지난해 아웃도어. 주얼리. 커피. 의료기기 시장과 맞먹는 규모라고 한다. 사료. 식품. 택시. 유치원. 스튜디오. 의료. 장례서비스. IT 결합상품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되는가 하면 펫 보험이 각광을 받고 있으며 주인이 사후에 홀로 남겨질 반려동물을 위한 신탁상품에 문화축제까지 개최하고 있다.

이처럼 소비 비율이 커지면서 상품도 새롭게 생겨나 유기농. 홍삼. 습식사료. 다이어트식품에 전용우유는 물론 유치원, 장례식, 전문 스튜디오에 하루 숙박비가 30만원이나 되는 애견동반 전용호텔인 펫텔에 Dog TV, 목줄에 달면 위치 확인과 활동량을 분석해 주고 음성메시지 발송 등이 가능한 'T펫', 의료상담 ‘펫닥’, ‘펫택시’, 거기에 혼자 있는 반려견을 위해 움직이는 로봇캠을 사주고 공기 청정기를 틀고 클래식 음악을 틀어준다니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관리사, 행동교정사, 장례지도사, 번식 및 교배 전문가인 브리더 등의 전문자격증의 인기로 인해 다양한 일자리와 산업이 증가함에 따라 정부는 금년도에 3만 2,000개, 2020년에 4만 1,0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에 반려견이 사람을 무는 사고가 잇따라 산책이나 등산 가기가 무섭다는 시민들과 매년 유기되는 반려견이 늘어나 지난해에 약 9만 마리가 발생, 처리비용만 145억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에 대한 안전장치 및 사회적 비용증가 문제와 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권리에 대한 책임 의무를 강화하여 올바른 반려 문화조성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과거에는 ‘애완동물을 키운다.’고 했는데 지금은 ‘반려동물과 함께 한다’고 한다. 보살펴야 할 존재에서 같이 어울리고 정서적으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존중하게 되고 이러한 의식과 생각이 펫코노미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한편으로는 오직 자식들 잘되기만을 바라면서 마땅히 오갈 때 없이 공원을 배회하고 계시는 부모님들께 먼저 관심을 갖는 것이 마땅할 것이며 노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요람에서 무덤까지 반려동물과 함께해야 하는 시대의 도래가 명약관화하다면 변화하는 세태를 반영하고 동물이상의 의미와 가치의 개념을 정립하여 더 멋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아무튼 개 팔자가 상팔자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최돈행 
김포신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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